증권가에선 금융감독원이 올 하반기 발표할 셀트리온 등 10개 바이오 기업에 대한 회계 감리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해 선정한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회계 감리를 해왔다. 감리 대상에는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 등 시가총액 상위주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10개 바이오 기업 회계감리… 증시 '폭탄'되나
이번 감리는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들어간 돈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과도하게 자산으로 인식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약·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은 지난해 R&D 비용(2270억원)의 약 75%인 1688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 앞서 올해 3월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비용 처리했어야 할 일부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잡았다는 이유로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 판정을 받았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R&D 비용 회계 처리가 엄격해지면 적자를 내는 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감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 코스닥시장도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13일 주요 제약·바이오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지만, 하반기 금감원의 바이오 기업 회계 감리 등 악재가 될 만한 현안이 남아 있어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살아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코스닥시장 제약·바이오 대장주(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 1600원(1.63%) 오른 9만9800원에 마감했다. 메디톡스(상승률 2.60%), 바이로메드(3.20%), 셀트리온제약(1.45%) 등 다른 상위주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신라젠(-0.14%), 에이치엘비(-0.33%), 코오롱티슈진(-0.12%) 등은 장 내내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 마감했다. 임원 해임 권고, 검찰 고발 등 중징계를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2만7000원(6.29%) 급락한 4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쟁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기준 변경에 대해 증선위가 판단을 유보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주식시장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하수정/노유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