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폭포가 쏟아지고 또 다른 우주로 연결되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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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랩 보더리스
프린터 회사와 만난 예술집단
잉크가 대신 빛으로 예술 활동
'370만명 온 전시' 도쿄서 재개
프린터 회사와 만난 예술집단
잉크가 대신 빛으로 예술 활동
'370만명 온 전시' 도쿄서 재개
2001년 엔지니어 출신인 이노코 도시유키는 뜻이 맞는 네 명의 친구들과 ‘팀랩(teamLab)’을 창업했다. 일본 도쿄대에서 수학공학과 정보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을 중심으로 팀랩의 축을 구축했다. 초기에는 예술집단보다 디지털 친화적인 전문가들의 학술집단에 가까웠지만 프린터 회사 엡손과 만나면서 새로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팀랩과 엡손은 프린트의 잉크 카트리지 안에 있던 ‘C·Y·M·K(파랑·노랑·빨강·검정)’ 4색 안료가 헤드와 노즐을 통해 종이 위에 글자로 탄생하는 순간을,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새로운 발광 소재와 프로젝션 매핑 기술 등으로 구현했다. 그 기술과 창작물은 독보적이면서 독창적이었다. 이제 팀랩은 전 세계 400명이 넘는 창작자와 연대하는 세계적 디지털 아트그룹으로 성장했다.
팀랩은 자신의 콘셉트와 장소를 연결해 지역마다 다른 테마의 전시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팀랩 보더리스, 팀랩 플래닛 도쿄, 팀랩 슈퍼네이처 마카오 등과 같은 식이다. 팀랩 보더리스는 2018년 오다이바 팔레트타운에 있는 ‘모리 빌딩 디지털 아트 뮤지엄’에서 시작된 시리즈다. 단일 전시로 370만 명이라는 최다 관객 방문 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올해 2월 업그레이드 버전의 팀랩 보더리스가 다시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팀랩 보더리스에서는 푸른 톤의 계단이 우리를 ‘빛’으로 물든 전시장으로 인도한다. 빛의 정원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는 방을 하나둘씩 마주하다 보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빛의 세계에서 놀기도 하고, 헤매기도 하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감동 속으로 함몰되기도 한다.
수천여 개의 스포트라이트가 여러 행렬과 조합을 통해 가시광선의 파도를 보여주는 라이트 스컬쳐, 구형의 발광 소재가 트레일과 실에 매달려 관람객을 우주 행성으로 안내한 듯한 마이크로코스모스 그리고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웜홀을 통해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더 웨이 오브 더 시 등에서 전(全)감각적 심상을 자극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빛의 오케스트라가 투영하는 교향곡은 때로는 아름다운 환희의 기억으로, 때로는 슬픈 상처의 순간으로 다가와 관람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이야기를 선물한다. 전시의 어떤 경험은 종교의식 같은 거룩함이 깃들어 있고, 어떤 마주함은 장자(莊子)의 호접춘몽(胡蝶春夢)을 한바탕 치르고 나온 기분도 든다. 도쿄에 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예약해볼 것을 권한다. 전시는 모리 빌딩 디지털 아트 뮤지엄에서 계속된다.
도쿄=이진섭 문화칼럼니스트
팀랩과 엡손은 프린트의 잉크 카트리지 안에 있던 ‘C·Y·M·K(파랑·노랑·빨강·검정)’ 4색 안료가 헤드와 노즐을 통해 종이 위에 글자로 탄생하는 순간을,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새로운 발광 소재와 프로젝션 매핑 기술 등으로 구현했다. 그 기술과 창작물은 독보적이면서 독창적이었다. 이제 팀랩은 전 세계 400명이 넘는 창작자와 연대하는 세계적 디지털 아트그룹으로 성장했다.
팀랩은 자신의 콘셉트와 장소를 연결해 지역마다 다른 테마의 전시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팀랩 보더리스, 팀랩 플래닛 도쿄, 팀랩 슈퍼네이처 마카오 등과 같은 식이다. 팀랩 보더리스는 2018년 오다이바 팔레트타운에 있는 ‘모리 빌딩 디지털 아트 뮤지엄’에서 시작된 시리즈다. 단일 전시로 370만 명이라는 최다 관객 방문 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올해 2월 업그레이드 버전의 팀랩 보더리스가 다시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팀랩 보더리스에서는 푸른 톤의 계단이 우리를 ‘빛’으로 물든 전시장으로 인도한다. 빛의 정원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는 방을 하나둘씩 마주하다 보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빛의 세계에서 놀기도 하고, 헤매기도 하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감동 속으로 함몰되기도 한다.
수천여 개의 스포트라이트가 여러 행렬과 조합을 통해 가시광선의 파도를 보여주는 라이트 스컬쳐, 구형의 발광 소재가 트레일과 실에 매달려 관람객을 우주 행성으로 안내한 듯한 마이크로코스모스 그리고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웜홀을 통해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더 웨이 오브 더 시 등에서 전(全)감각적 심상을 자극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빛의 오케스트라가 투영하는 교향곡은 때로는 아름다운 환희의 기억으로, 때로는 슬픈 상처의 순간으로 다가와 관람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이야기를 선물한다. 전시의 어떤 경험은 종교의식 같은 거룩함이 깃들어 있고, 어떤 마주함은 장자(莊子)의 호접춘몽(胡蝶春夢)을 한바탕 치르고 나온 기분도 든다. 도쿄에 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예약해볼 것을 권한다. 전시는 모리 빌딩 디지털 아트 뮤지엄에서 계속된다.
도쿄=이진섭 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