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첫 아트페어 액세스방콕…알고보니 '메이드 바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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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아트페어 수출 지원
예술경영지원센터·AML 공동주최
태국·한국 등 30개 갤러리 참여
방콕 아이콘시암서 4~7일 성황
37세 패통탄 총리 취임 후
국가소프트파워 전략 탄력받아
예술경영지원센터·AML 공동주최
태국·한국 등 30개 갤러리 참여
방콕 아이콘시암서 4~7일 성황
37세 패통탄 총리 취임 후
국가소프트파워 전략 탄력받아

지난 4일 방콕 짜오프라야강 중심에 있는 대형 쇼핑몰 아이콘시암에는 ‘액세스 방콕’이라는 이름의 아트페어 광고가 곳곳에 크게 걸렸다. 아이콘시암은 75만㎡ 크기의 초호화 쇼핑몰로 투자비만 2조원이 넘는 방콕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높은 층고에 방콕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8층 피나클홀에 이날 30개 갤러리가 부스를 차리고 VIP 관람객을 맞았다. 333갤러리, 노바컨템퍼러리, 시티시티갤러리 등 9개 방콕 갤러리, 대만 타이페이 아르테민, 말레이시아 A+ 웍스오브아트 등이 자리를 잡았다. 조현화랑, 백아트, 옵스쿠라 등 한국에서 건너간 12개 갤러리도 부스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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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사상 첫 아트페어, 한국이 수출
액세스 방콕은 방콕에서 열리는 첫 국제아트페어이자 한국 정부와 기획자가 주최했다는 점에서 현지 언론과 미술계에 큰 화제를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모한 ‘국내 아트페어 해외 개최 지원 프로그램’에 당선된 회사는 아트미츠라이프(AML). 이미림·조윤영 공동대표가 세운 아트페어 기획사는 그동안 ‘더프리뷰성수’ ‘부산커넥티드’ 등을 통해 신진·중견 갤러리와 작가를 미술시장에 선보이는 역할을 해 왔다. 정부는 이번 아트페어 수출에 3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아트페어 경험이 전무한 도시에 행사를 수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한국화랑협회 주최의 키아프(KIAF)에서 전시 설치를 해온 전문회사 준아트 등이 현지에 급파됐다. 갤러리 선정 등 콘텐츠뿐만 아니라 행사에 사용한 가벽과 조명 등 하드웨어까지 통째로 수출한 셈이다. 이미림 AML 공동대표는 “한 달 전쯤부터 방콕에서 생활하며 현지 인력과 소통하고 각종 장비 등을 배로 운송해 오는 등의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12월엔 마이애미 대신 방콕으로”
4일 개막부터 7일 폐막 때까지 나흘간 나타샤 시드하르타(인도네시아), 알란 라우(홍콩), 사크차이 마나웡사쿨(태국) 등 대형 컬렉터와 미술계 인사들이 다수 현장을 찾았다. 한국의 유력 컬렉터들도 찾았다. 같은 기간 미국 마이애미에선 ‘아트바젤 마이애미’가 열리고 있었지만 “마이애미는 거리상 너무 멀고,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그림도 아시아 갤러리들에겐 장벽이 높다”는 게 미술계의 이야기다.ADVERTISEMENT
아트페어의 성공은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조현화랑은 출품한 이배 작가의 작품을 모두 판매했는데, 그중 두 점이 태국 컬렉터에게 돌아갔다. 태국의 와린랩갤러리는 첫날 7점을 판매했고,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을 내세운 탕컨템퍼러리도 3점의 작품을 팔았다. 그 외 많은 작품이 500만~2000만원대에 거래됐다.
방콕이 아시아 미술 중심지 될까
리크리트 트리바니자, 코라크릿 아룬논나차이 등 전 세계 현대미술계가 주목하는 대형 작가를 다수 보유한 태국에 아트페어가 전무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태국은 미술품 거래세가 17.7%에 달한다. 한국은 거래세가 없다. 복잡한 통관 절차도 걸림돌이었다. 작품 가격의 200%를 보증금 형식으로 선지급해야 미술품을 들여올 수 있어 대형 아트페어 관계자도 선뜻 진입하지 못했다.ADVERTISEMENT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딸인 37세의 패통탄이 지난 9월 총리로 공식 임기를 시작하면서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액세스 방콕 아트페어에도 보증금 관세 등의 한시적 인하 혜택을 줬다.
방콕=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