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으면 쓰러지지 않는다"…강철로 빚은 '접힌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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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인겸 작가 개인전
4월 19일까지 우손갤러리
4월 19일까지 우손갤러리

두 연작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듯 조응한다. 스페이스리스는 넓적한 미술 도구인 스퀴즈로 물감과 먹을 얇게 펴 바른 종이 작업이다. 종이 위에 여러 층의 면을 겹쳐 그리며 입체감을 표현했다. 빈 공간은 이런 이미지를 3차원(3D) 모형으로 구현한 조각이다. 강철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통해 입체적으로 제작됐지만 오히려 평면성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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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뜨거웠다. 2001년 파리 오데옹5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을 두고 프랑스 평론가 기부아이에는 이렇게 평했다. “어떻게 종이로 된 2차원 평면이 조각 작품과 주변 공간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 접힌 조각들, 그리고 조각된 종이들은 파리의 갤러리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김 작가의 딸인 김재도 홍익대 초빙교수는 “파리에서 활동한 이방인 작가로서 (선친의) 고민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대형 조각을 제작할 작업실과 값비싼 재료를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 기존에 사용한 무거운 재료 대신 잡지와 신문지 등 각종 종이를 접고 자르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 이유다. 제아무리 가냘픈 종이라도 접고 구부리면 우뚝 서는 데서 영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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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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