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이케아 디자인에 영감 준 북유럽풍 인테리어 대가
칼 라르손(1853~1919·사진)은 밝고 따뜻한 수채화로 일상의 풍경을 그린 스웨덴 대표 화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라르손은 열세 살 때 선생님의 설득 끝에 스톡홀름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그는 프랑스풍의 부드러운 수채화 작품을 여럿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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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활동을 이어가던 라르손은 파리 외곽에 있는 스칸디나비아 예술가 거주지 그레쉬르루앵에서 미술가 카린 베르게를 만나 결혼했다. 아내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놨다. 그는 장인이 마련해준 스웨덴 시골 마을 순드본에 정착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상받듯 화목한 가정을 꾸렸다. 아이만 여덟 명을 뒀다.

라르손 부부는 전원주택을 자신들의 취향대로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창턱의 꽃들’ ‘숨바꼭질’ ‘베란다’ 등의 작품에는 당시 라르손 집의 인테리어와 마을 풍경,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그의 자식들이 담겨 있다. 그의 대표작 ‘한겨울의 희생’은 스톡홀름국립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북유럽 전설에 나오는 스웨덴 왕 도말데가 혹독한 겨울 기근을 피하기 위해 인신 공양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묘사했다.

라르손 특유의 안락한 스칸디나비아풍 표현 방식은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 디자인에 영감을 줬다. ‘릴라 휘트네스’로 불리는 그의 집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