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삼도전기에너지 회장이 발전량을 늘린 태양광 발전기를 소개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김두일 삼도전기에너지 회장이 발전량을 늘린 태양광 발전기를 소개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태양광 발전은 빛 에너지를 흡수한 태양광 모듈이 광전 효과에 의해 발생시킨 전류를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하는 발전 방식이다. 통상 빛 에너지의 15%만 발전 과정에서 전기 에너지로 변환된다. 나머지 85%는 열에너지로 손실된다.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전기 전환 효율을 가능한 한 높게 끌어올려야 한다.

경기 포천 용정산업단지에 있는 삼도전기에너지는 고주파 증폭 충전 기술을 적용해 태양광 발전기의 전기 전환 효율을 90% 수준까지 높였다.

고주파 활용해 전력 용량 3배 향상

일반적인 태양광 발전기는 태양광 모듈에서 발생한 직류 전기를 인버터를 통해 교류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배터리에 저장된 교류 전기를 다시 발전에 사용하려면 직류로 변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삼도전기에너지의 태양광 스마트 발전기는 인버터와 배터리 사이의 부하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전기 전환 효율을 높여 발전량을 기존 제품 대비 3배 이상 늘렸다. 통상 60㎐인 전류 주파수를 400~800㎐ 수준으로 높이는 고주파 증폭 기술을 적용해 전자의 이동 속도를 높인 게 비결이다. 또 고주파 충전을 이용해 전기를 배터리로 끌어당겨 저장하기 때문에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태양광 발전기 고장의 주요 원인인 방열판이 필요 없는 이유다.

삼도전기에너지는 약 5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고주파 증폭 기술을 완성하고 지난 7월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김두일 삼도전기에너지 회장은 “친환경적이고 경제성이 높은 태양광 발전기로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제품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량생산 체제로 단가 낮출 것”

삼도전기에너지는 1994년 무선통신 회사 삼도통신으로 출발했다. 무선송출 PCM(펄스부호변조) 단국장치 개발 및 설치 사업이 주력이었다. 1995년 국내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개발에 참여했다. 항공장애등과 자동점멸기를 자체 개발하는 등 무선 전기통신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90년대 후반 국내 무선통신산업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태양광 에너지 분야로 업종을 변경했다. 김 회장은 “전선이 닿지 않는 도서 산간 지역에 기지국을 설치하러 다니면서 자체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 발전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양광 발전기에 고주파 증폭기를 적용하는 기술도 무선통신사업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6년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해 브라질 등에 수출했다. 하지만 잦은 고장으로 인해 한때 사업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2013년 일본에 설치한 99㎾급 태양광 ESS가 안정적인 운영 성과를 보여줬다. 이후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세계 8개 나라로 태양광 ESS 수출국을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2018년 말부터는 국내 시장에도 ESS를 포함한 태양광 발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이번 고주파 증폭기 특허 획득을 계기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용정산업단지에 로봇설비를 갖춘 3만3000㎡ 규모 공장을 신설해 태양광 스마트 발전기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네덜란드의 한 회사로부터 150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천=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