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주문 넣으면 1년 대기…車도 폰도 "라인 멈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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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산업계는 지금 '반도체 쟁탈전'
EUV 장비 부족 등 생산능력 한계 속 반도체 주문 쏟아져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車·전자업체, 반도체 선주문 급증
삼성전자·DB하이텍 "올 연말까지 생산 스케줄 꽉 찼다"
EUV 장비 부족 등 생산능력 한계 속 반도체 주문 쏟아져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車·전자업체, 반도체 선주문 급증
삼성전자·DB하이텍 "올 연말까지 생산 스케줄 꽉 찼다"


펜트업 소비로 반도체 수요 증가
전자, 자동차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그래픽 처리, 데이터 통신, 신호 변환, 연산 등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의 반도체 생산량이 소비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세를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스템 반도체가 장착되는 가전, 스마트폰, 차 등의 소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반발소비 확산, 5세대(5G) 통신과 인공지능(AI) 기술 확대 영향으로 늘고 있다.5~10위권 업체에도 주문 몰려
파운드리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잡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GPU(그래픽처리장치), 자동차용 반도체 등을 생산할 수 있는 7㎚(나노미터, 1㎚=10억분의 1m) 미만 초미세공정의 생산능력 한계 때문이다. 초미세공정엔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는 EUV(극자외선) 장비가 필수적인데, 연간 생산량이 40대 수준이다.글로벌 파운드리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싶어도 ASML의 생산 일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경기 평택 EUV 라인을 점검하고 지난해 네덜란드 ASML 본사로 출장 간 것도 EUV 장비의 중요성 때문이다.
30㎚ 이상 공정에서 8인치 웨이퍼를 이용해 DDI, PMIC, 센서 등을 생산하는 5~10위권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8인치 장비는 생산이 중단돼 증설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더욱 심한 상황인 것이다. 세계 10위 업체인 DB하이텍 관계자는 “4G 스마트폰에 PMIC가 4개 들어간다면 5G 스마트폰엔 9개가 필요하다”며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들까지 최근 재고를 쌓고 있어 향후 6개월간의 주문이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족 1년 이상 이어질 수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TSMC는 대형 고객사에 제공했던 ‘3% 할인 정책’을 없앴다. 대만 UMC, VIS 등은 서비스 가격을 10% 이상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후폭풍은 자동차와 전자업체가 맞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기업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은 전장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1분기에 중국, 북미 등에서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한 IT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이 최소 1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이라며 “제품 생산을 위해선 가격 인상을 감수하고라도 반도체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