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IBM·다우…글로벌 ESG 리딩 기업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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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 사회적 책임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온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지난 10월 11일 열린 ‘2022 글로벌 ESG포럼 With SDG’에 참여한 3M, IBM, 다우 등 글로벌 ESG 리딩 기업은 자발적 공시와 정량적 목표 설정, 다양성을 넘어선 포용성 확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경ESG] 스페셜 리포트
글로벌 ESG 리딩 기업들은 ESG가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자발적으로 지속가능성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정량화해 관리해왔다. 2030년, 2050년까지 장기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연도별·분기별 계획을 세우고 세부 목표에 따른 성과를 데이터화해 공시한다. 일찌감치 글로벌 흐름에 부합하는 전략적 접근에 나선 것이다. UN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등에서 요구하는 목표 설정과 이행이 이미 기업경영에 내재화되어 있다.
환경 분야뿐 아니라 임직원과 관련한 인권경영에 적극 대응한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직장 내 노동조합, 여성, 성소수자 및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커뮤니티가 구성되어 있고, 이들의 활동을 기업이 지원한다. 임직원 커뮤니티(Employee Resource Groups, ERG) 형태로 자발적 가입이 보장되며, 유연한 소통이 가능하다.
많은 기업이 사내 다양성 현황을 공시하기도 한다. 특히 EU의 공급망 실사법이 2024년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국내 기업도 인권경영 체계 구축 등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3M: 모든 제품 생애주기에서 지속가능성 제고
3M은 올해부터 재무적 성과지표에 비재무 성과지표인 ESG를 통합해 하나의 보고서로 공시하고 있다. 3M의 글로벌 임팩트 리포트(Global Impact Report)에서는 3M이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3M은 1975년 오염 방지 급여 프로그램(Pollution Prevention Pays program)을 시작해 현재까지 200만여 톤의 오염을 줄여왔다.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해서는 3가지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전략적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글로벌 요구사항인 UN의 SDGs와 일치하는 수준으로 영역을 나누었다. ‘순환성을 위한 과학’, ‘기후를 위한 과학’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한 과학’ 등이다. 3M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경영진 차원의 약속, 내·외부와의 유연한 소통, 목적과 실천의 투명성 등을 실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순환성을 위한 과학 부문에서는 최소 재료로 더 많은 작업을 창출하는 순환경제 솔루션을 연구한다. 2019년부터는 지속가능성 가치(SVC)에 따라 모든 제품의 생애주기 전체에서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지,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는지 점검하고 수자원 절약과 에너지전환에도 나서고 있다. 이 목표에 따라 3M에서 개발한 ‘Scotch Cushion Lock Protective Wrap’ 제품의 경우 소재를 플라스틱 포장지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바꾸었다. 이전 쿠션랩 대비 85% 적은 공간을 차지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도 줄었다. 2019년에는 천연 포졸란(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한 보충 재료)을 개발해 사용량 1톤당 0.75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였다.
수자원의 경우 2030년까지 사용량을 2019년 대비 25% 감축할 계획이다. 올해 목표였던 20% 감축을 이미 지난해 달성했다. 탄소중립 역시 2050년 달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50% 감축, 2040년까지 80% 감축을 중간목표로 설정했다.
3M에는 최고평등책임자(Chief Equity Officer)가 있다. 2021년 기준 여성 40.5%, 외국인 6.6%, 소수인종 9.2%, 장애인 1.8%, 성소수자 0.6%의 임직원 고용률을 달성했다. 2025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인종으로 인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모든 사업장 내 성별 임금 차별을 100% 해소했다.
3M은 연간 500만 달러를 투자해 소외된 환경의 학생들에게 STEM(과학·기술·공학·수학)과 직업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2021년에 15명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STEM 장학금을 수여했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30명의 여대생에게 STEM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IBM: 정량적 목표로 규제를 넘어서다
IBM의 지속가능성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BM은 지역사회, 국가, 사회가 처한 문제에 대한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강조해왔다. 이는 1971년 IBM의 환경적 책임에 대한 최초의 기업 정책 마련으로 이어졌다. 제품 생산뿐 아니라 개발 전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조사하고 이를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기반이었다.
올해부터는 이를 종합한 ESG 프레임워크를 마련해 체계성을 높였다. 크게 E에 해당하는 ‘환경적 영향(environmental impact)’, S에 해당하는 ‘윤리적 영향(ethical impact)’, G에 해당하는 ‘공정한 영향(equitable impact)’으로 구성됐다. IBM은 이를 ‘IBM 임팩트’라는 지침 형태로 만들어 2021 ESG 보고서에 공개하기도 했다.
환경적 영향에서는 5개의 세부 영역과 21개의 환경 목표를 선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BM이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절약한 에너지는 총 980만MWh 규모로,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6억61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온실가스 목표치는 이미 각각 세 번째, 다섯 번째 자체 목표를 달성한 후 고도화되고 있다.
IBM은 스코프 3(공급망 등 총외부 배출량)를 포함해 온실가스 잔존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만 톤 이하로 줄이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웠다. 1차 공급사를 대상으로 환경 관리 현황을 공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5년까지 그동안 매립·소각해온 비위험 폐기물 90%를 재활용과 재사용, 퇴비화해 환경오염을 줄인다. 김현정 IBM 코리아 컨설팅부서 대표는 “IBM은 규제 대응을 넘어 자발적이고 정량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리적 영향 측면에서는 최근 지역사회와 공급망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IBM은 현재 임직원뿐 아니라 은퇴자, 학생, 파트너사 등을 포함한 사회의 여러 구성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디지털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IBM은 이러한 윤리적 영향을 확대하기 위해 IBM정책연구소(IBM Policy Lab) 형태의 포럼을 운영하며 데이터 기반의 연구를 통해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IBM은 2019년 인권 원칙 성명서를 채택하고 UN과 같은 국제표준, 국제노동기구(ILO)의 ‘다국적기업과 사회정책에 관한 삼자선언’ 등에 기반한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또 인종별 고용 현황과 여성 고용 현황, 급여 차이, 성소수자 커뮤니티 등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IBM에는 여성행정위원회와 성소수자를 대표하는 커뮤니티가 있다.
김 대표는 “ESG는 크게 3개의 흐름으로 발전해왔다. 1960~1980년대는 제어(control), 1980년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는 방지(prevention)였다. 최근 4~5년간 데이터를 볼 때 이제 ESG는 혁신(innovation)이 핵심”이라며 “가치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프로세스나 체계가 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우: 다양성을 넘어선 평등 확보
다우에도 지속가능성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다우의 ESG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년간 자발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만들어온 다우는 사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환경보호에 대해 고민했다. 지난해에는 보고서에 사회, 지배구조 부문을 추가해 첫 ESG 공시 보고서 〈INtersection〉을 발간했다. 보고서 내용은 다우가 2003년부터 발간해온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2018년부터 발간해온 연간 포용성 및 다양성 보고서 〈샤인(Shine)〉을 통합한 것이다.
다우의 지속가능한 전략은 환경보호,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 기업 지배구조 등의 분야로 나뉜다. 다우는 2050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2025년 목표를 마련하는 등 세부적 그림을 그리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타깃 3가지는 기후를 보호하고, 폐기물 배출을 중단하며, 순환고리를 만드는 것(close the loop)이다.
구체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15% 감축(500만 메트릭톤)하고, 2050년까지 스코프 3를 포함한 모든 범위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생에너지도 900MWh 이상 확대한다. 다우는 목표 실현을 위해 화학 기업을 위한 공급망 이니셔티브에도 적극 참여한다.
폐기물 배출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100만 메트릭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해 재사용 및 재활용한다. 마지막으로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까지 포장재에 활용하는 모든 다우 제품을 100% 재사용, 재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원자재 및 운송 기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3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다우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와 협력해 2020년에는 100여 개의 공급업체에 배출량 데이터 공시를 요구했고, 올해는 약 350개, 2023년에는 500여 개 공급업체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다른 다우의 강점은 DE&I 확보다. 다우의 윤리경영 중 핵심 원칙에는 ‘직원에 대한 존중’이 포함되어 있다. 2021년에는 DE&I 전략으로 ‘All in 2025’를 발표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성과 인력의 다양성, 공정성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다우는 미국 소수민족(26%), 전 세계 여성(28.9%), 전 세계 여성 리더십(35.3%) 등 연간 대표성 개선 목표를 모두 초과 달성한 상태다. 또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1000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애 평등 지수에서 6년 연속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성소수자를 포함한 기업 평등 지수도 17년 연속 만점을 받았다. 이는 직원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회사에서 지원하는 다우 내 10개 임직원 커뮤니티(ERG)와의 파트너십 덕분이다.
유우종 한국다우 사장은 “포용성과 형평성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다양성이 댄스파티에 참석하게 해준 것이라면, 포용성은 춤을 추겠느냐고 청하는 것과 같다”며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더 자주, 성실하게 직원과 연계해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글로벌 ESG 리딩 기업들은 ESG가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자발적으로 지속가능성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정량화해 관리해왔다. 2030년, 2050년까지 장기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연도별·분기별 계획을 세우고 세부 목표에 따른 성과를 데이터화해 공시한다. 일찌감치 글로벌 흐름에 부합하는 전략적 접근에 나선 것이다. UN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등에서 요구하는 목표 설정과 이행이 이미 기업경영에 내재화되어 있다.
환경 분야뿐 아니라 임직원과 관련한 인권경영에 적극 대응한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직장 내 노동조합, 여성, 성소수자 및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커뮤니티가 구성되어 있고, 이들의 활동을 기업이 지원한다. 임직원 커뮤니티(Employee Resource Groups, ERG) 형태로 자발적 가입이 보장되며, 유연한 소통이 가능하다.
많은 기업이 사내 다양성 현황을 공시하기도 한다. 특히 EU의 공급망 실사법이 2024년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국내 기업도 인권경영 체계 구축 등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3M: 모든 제품 생애주기에서 지속가능성 제고
3M은 올해부터 재무적 성과지표에 비재무 성과지표인 ESG를 통합해 하나의 보고서로 공시하고 있다. 3M의 글로벌 임팩트 리포트(Global Impact Report)에서는 3M이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3M은 1975년 오염 방지 급여 프로그램(Pollution Prevention Pays program)을 시작해 현재까지 200만여 톤의 오염을 줄여왔다.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해서는 3가지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전략적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글로벌 요구사항인 UN의 SDGs와 일치하는 수준으로 영역을 나누었다. ‘순환성을 위한 과학’, ‘기후를 위한 과학’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한 과학’ 등이다. 3M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경영진 차원의 약속, 내·외부와의 유연한 소통, 목적과 실천의 투명성 등을 실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순환성을 위한 과학 부문에서는 최소 재료로 더 많은 작업을 창출하는 순환경제 솔루션을 연구한다. 2019년부터는 지속가능성 가치(SVC)에 따라 모든 제품의 생애주기 전체에서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지,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는지 점검하고 수자원 절약과 에너지전환에도 나서고 있다. 이 목표에 따라 3M에서 개발한 ‘Scotch Cushion Lock Protective Wrap’ 제품의 경우 소재를 플라스틱 포장지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바꾸었다. 이전 쿠션랩 대비 85% 적은 공간을 차지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도 줄었다. 2019년에는 천연 포졸란(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한 보충 재료)을 개발해 사용량 1톤당 0.75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였다.
수자원의 경우 2030년까지 사용량을 2019년 대비 25% 감축할 계획이다. 올해 목표였던 20% 감축을 이미 지난해 달성했다. 탄소중립 역시 2050년 달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50% 감축, 2040년까지 80% 감축을 중간목표로 설정했다.
3M에는 최고평등책임자(Chief Equity Officer)가 있다. 2021년 기준 여성 40.5%, 외국인 6.6%, 소수인종 9.2%, 장애인 1.8%, 성소수자 0.6%의 임직원 고용률을 달성했다. 2025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인종으로 인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모든 사업장 내 성별 임금 차별을 100% 해소했다.
3M은 연간 500만 달러를 투자해 소외된 환경의 학생들에게 STEM(과학·기술·공학·수학)과 직업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2021년에 15명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STEM 장학금을 수여했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30명의 여대생에게 STEM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IBM: 정량적 목표로 규제를 넘어서다
IBM의 지속가능성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BM은 지역사회, 국가, 사회가 처한 문제에 대한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강조해왔다. 이는 1971년 IBM의 환경적 책임에 대한 최초의 기업 정책 마련으로 이어졌다. 제품 생산뿐 아니라 개발 전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조사하고 이를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기반이었다.
올해부터는 이를 종합한 ESG 프레임워크를 마련해 체계성을 높였다. 크게 E에 해당하는 ‘환경적 영향(environmental impact)’, S에 해당하는 ‘윤리적 영향(ethical impact)’, G에 해당하는 ‘공정한 영향(equitable impact)’으로 구성됐다. IBM은 이를 ‘IBM 임팩트’라는 지침 형태로 만들어 2021 ESG 보고서에 공개하기도 했다.
환경적 영향에서는 5개의 세부 영역과 21개의 환경 목표를 선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BM이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절약한 에너지는 총 980만MWh 규모로,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6억61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온실가스 목표치는 이미 각각 세 번째, 다섯 번째 자체 목표를 달성한 후 고도화되고 있다.
IBM은 스코프 3(공급망 등 총외부 배출량)를 포함해 온실가스 잔존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만 톤 이하로 줄이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웠다. 1차 공급사를 대상으로 환경 관리 현황을 공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5년까지 그동안 매립·소각해온 비위험 폐기물 90%를 재활용과 재사용, 퇴비화해 환경오염을 줄인다. 김현정 IBM 코리아 컨설팅부서 대표는 “IBM은 규제 대응을 넘어 자발적이고 정량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리적 영향 측면에서는 최근 지역사회와 공급망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IBM은 현재 임직원뿐 아니라 은퇴자, 학생, 파트너사 등을 포함한 사회의 여러 구성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디지털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IBM은 이러한 윤리적 영향을 확대하기 위해 IBM정책연구소(IBM Policy Lab) 형태의 포럼을 운영하며 데이터 기반의 연구를 통해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IBM은 2019년 인권 원칙 성명서를 채택하고 UN과 같은 국제표준, 국제노동기구(ILO)의 ‘다국적기업과 사회정책에 관한 삼자선언’ 등에 기반한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또 인종별 고용 현황과 여성 고용 현황, 급여 차이, 성소수자 커뮤니티 등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IBM에는 여성행정위원회와 성소수자를 대표하는 커뮤니티가 있다.
김 대표는 “ESG는 크게 3개의 흐름으로 발전해왔다. 1960~1980년대는 제어(control), 1980년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는 방지(prevention)였다. 최근 4~5년간 데이터를 볼 때 이제 ESG는 혁신(innovation)이 핵심”이라며 “가치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프로세스나 체계가 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우: 다양성을 넘어선 평등 확보
다우에도 지속가능성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다우의 ESG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년간 자발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만들어온 다우는 사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환경보호에 대해 고민했다. 지난해에는 보고서에 사회, 지배구조 부문을 추가해 첫 ESG 공시 보고서 〈INtersection〉을 발간했다. 보고서 내용은 다우가 2003년부터 발간해온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2018년부터 발간해온 연간 포용성 및 다양성 보고서 〈샤인(Shine)〉을 통합한 것이다.
다우의 지속가능한 전략은 환경보호,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 기업 지배구조 등의 분야로 나뉜다. 다우는 2050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2025년 목표를 마련하는 등 세부적 그림을 그리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타깃 3가지는 기후를 보호하고, 폐기물 배출을 중단하며, 순환고리를 만드는 것(close the loop)이다.
구체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15% 감축(500만 메트릭톤)하고, 2050년까지 스코프 3를 포함한 모든 범위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생에너지도 900MWh 이상 확대한다. 다우는 목표 실현을 위해 화학 기업을 위한 공급망 이니셔티브에도 적극 참여한다.
폐기물 배출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100만 메트릭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해 재사용 및 재활용한다. 마지막으로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까지 포장재에 활용하는 모든 다우 제품을 100% 재사용, 재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원자재 및 운송 기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3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다우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와 협력해 2020년에는 100여 개의 공급업체에 배출량 데이터 공시를 요구했고, 올해는 약 350개, 2023년에는 500여 개 공급업체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다른 다우의 강점은 DE&I 확보다. 다우의 윤리경영 중 핵심 원칙에는 ‘직원에 대한 존중’이 포함되어 있다. 2021년에는 DE&I 전략으로 ‘All in 2025’를 발표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성과 인력의 다양성, 공정성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다우는 미국 소수민족(26%), 전 세계 여성(28.9%), 전 세계 여성 리더십(35.3%) 등 연간 대표성 개선 목표를 모두 초과 달성한 상태다. 또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1000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애 평등 지수에서 6년 연속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성소수자를 포함한 기업 평등 지수도 17년 연속 만점을 받았다. 이는 직원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회사에서 지원하는 다우 내 10개 임직원 커뮤니티(ERG)와의 파트너십 덕분이다.
유우종 한국다우 사장은 “포용성과 형평성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다양성이 댄스파티에 참석하게 해준 것이라면, 포용성은 춤을 추겠느냐고 청하는 것과 같다”며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더 자주, 성실하게 직원과 연계해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