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제주삼다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공장에서 제주삼다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지난해부터 각종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된 가운데 생수업계에도 가격 인상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아이시스에 이어 이달 제주삼다수도 제품 출고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예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40% 이상) 삼다수는 최근 생수 가격 인상 시점과 인상폭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안에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제주개발공사가 이번에 생수 가격을 올린다면 2018년 8월 출고가를 6~10% 인상한 지 5년만의 가격 조정이 된다. 이번에도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할 경우 편의점에서 500mL 제품은 1007원까지 오를 수 있다.

제주삼다수를 제조 및 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는 포장재 가격과 물류비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을 가격 인상 논의의 주된 배경으로 꼽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도의 지하수를 원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수 조달 비용은 거의 들지 않지만 글로벌 원자재 및 유가 상승으로 포장비, 인건비, 물류비가 전반적으로 오른 상태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생수 제품 제조 원가의 상당 부분은 물류비”라고 말했다.

점유율 2위 업체인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이미 지난달 1일부로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4% 인상한 상태다. 삼다수마저 가격을 올리면 선도업체의 결정에 따라 농심(백산수), 동원F&B(동원샘물) 등 나머지 생수업체들도 출고 가격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소비자들이 실제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가격이 즉시 변동하지 않을 수 있다. 생수는 유통업체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스’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자체브랜드(PB)상품의 경우 가격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낼 수 없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최근 PB상품 가격 인상을 발표한 이마트도 생수는 인상 품목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가제품이자 필수품이라는 생수 특성상 가격을 높이면 소비자 저항이 심하다”며 “내셔널브랜드(NB)가 가격을 올렸다고 해서 바로 PB 가격에 적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