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토끼' 노린 쿨 코리아 캠페인
시원한 옷으로 동남아 공략
K패션 주목받는 지금이 기회
올 영업이익 1000억원 목표

여기엔 단순히 공익적 요소만 들어있는 게 아니다. 이면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지난해부터 바닥을 친 가두점(로드숍) 점주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새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의류 유통시장에 활력

이 캠페인엔 의류 유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코로나19 창궐 후 고가 수입 의류를 판매하는 패션기업들은 재미를 봤지만, 형지처럼 가두점 비중이 높고 중저가 브랜드가 많은 기업은 타격을 받았다. 2019년 15억원이었던 패션그룹형지의 영업손실은 2021년 382억원으로 불어났다.
최 회장은 “형지 옷들의 경우 이벤트가 있어야 잘 팔리는 경향을 보이는데, 코로나 기간에 결혼·졸업식 등이 멈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했다. 다행히 엔데믹으로 지난해 12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회사 실적은 개선됐지만 올 들어 경기 둔화가 가속해 어려움을 겪는 가두점주가 많다. ‘점주들이 돈을 벌게 해줘야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뿌리 박힌 최 회장이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쿨 코리아 캠페인이다. ‘캠페인으로 냉감 소재 옷의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2000여 개에 달하는 패션그룹형지의 가두점 수익도 증가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해외 공략 드라이브
최 회장은 ‘쿨 코리아를 동남아시아 공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사시사철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동남아는 형지가 제작하는 냉감 소재 의류의 주요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그는 이 지역에서 최근 K패션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한국산 냉감 소재 의류 수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여름옷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패션회사의 최대 고민 중 하나인 재고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패션업계 인사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를 계기로 골프의류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미국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6월 로스앤젤레스(LA)에 까스텔바작 플래그십 매장을 열 계획이다. 최 회장은 올해 예상 실적을 묻는 말에 “목표는 담대해야 한다”며 영업이익 700억~800억원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바닥을 찍고 반등 흐름을 탄 만큼 쿨 코리아 캠페인 등이 잘 받쳐준다면 1000억원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글=양지윤/사진=임대철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