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주의 반성'한다는 훔볼트포럼…한국관서 "日식민주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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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한국 유물 극히 적은데 7년간 방치…도자기가 대부분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 "장기대여 등 통해 전시 품목 확충"
23일(현지시간) 개관을 앞둔 독일 훔볼트포럼 아시아예술박물관 내 한국전시관이 극도로 협소하고 전시 유물이 적어 한국 문화 대표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소 7년 전부터 이같은 상황이 예견됐는데도 그대로 방치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훔볼트포럼이 겉으로는 전시 목적으로 식민주의에 대한 반성을 내세웠지만, 한국관 내 전시 설명 등을 보면 오히려 일본 식민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훔볼트포럼 측은 현재 전시는 독일의 식민주의 역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 등의 시각에서 식민주의에 대한 접근을 추진하기 위해 전시공간 및 품목 확충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 협소한 한국관 예견됐는데 7년간 방치 왜?
20일 사전공개된 훔볼트포럼 아시아예술박물관 내 한국관의 규모는 열 걸음이면 관람이 끝날 정도로 협소했다.
한국관이 우리 예술 문화와 역사를 대표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점은 이미 지난 2014년부터 예견됐다.
훔볼트포럼 산하 아시아예술박물관과 민속박물관 운영을 담당할 독일 최대 문화시설 운영재단인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이 보유한 한국 유물이 180점으로, 일본이나 중국의 1만3천점에 비해 극도로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은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과 2014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유물 임대와 한국관 설치 협력, 한국관 담당 큐레이터 양성 협력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당시 양해각서 체결 당사자였던 헤르만 파칭어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관에서 더 많은 전시품을 볼 수 없는 이유는 우리의 보유 유물이 항상 매우 적었기 때문"이라며 "더구나 2차대전 당시 상당수 유물이 파괴되고 유실됐다"고 말했다.
이봉기 주독일 한국문화원장은 "우리측은 면적 확대를 초반부터 계속 요구해왔지만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이후 유물 대여 중심으로 협의하다 2018년 독일 측이 연락을 중단하면서 대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개관까지는 유물대여 없이 진행한다는 것이 훔볼트포럼 측의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7년간 방치된 한국관은 일본관이나 중국관의 10분의 1 규모인 60㎡ 규모로 일반 관객에 공개를 앞두고 있다.
보유 유물 180점 중 설명이 붙여질 정도로 유의미한 전시품은 14점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고려시대 청자와 동시대에 만든 도자기가 대부분이었다.
훔볼트포럼 측은 이날 한국관 전시 설명에서 역사적으로 한국 유물을 모은 이들은 아주 드물어 소장품 규모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 "탈역사적이고 식민주의 재현" 비판에 포럼측 "전시품목 확충"
훔볼트포럼은 식민주의 역사 반성을 내세웠지만, 한국관은 전시공간이나 품목이 우리 문화와 역사를 대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시 설명을 보면 오히려 식민주의를 재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훔볼트포럼 측은 한국관 전시품은 도자기가 대부분인데, 일본 다도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등 일본에서 경탄했기 때문에 한국 도자기가 박물관에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임진왜란 때 한국의 도공들을 일본으로 끌고 가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은정 자유베를린대 한국학과장은 "도자기에 대한 설명을 보면 식민주의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훔볼트포럼의 실제 의도가 식민주의 역사 반성이라면, 동아시아 제국주의에 대해서도 지적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진 독일 정치+문화연구소장은 "도예작품에 한정된 한국 문화가 대표적이고 전체적인 것처럼 보여지는 상황 자체가 시대적 상황과 역학관계가 재현되는 것"이라면서 "더구나 전시품과 수집 경로에 대한 설명에서 한국을 설명하기 위해 일본을 계속 언급해 식민주의적 시선과 관행이 재현되고 있지 않은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장품 규모가 제한된 게 한국 유물을 모은 이들이 드물기 때문이라며 우연한 결과인 것처럼 기술했는데 소장품 규모가 제한된 것 자체가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임진왜란 얘기도 잠시 언급됐는데, 역사적 기술이 너무 맥락이 없어 탈역사적"이라고 말했다.
훔볼트포럼 측은 전시 품목이 적고 식민주의 반성을 위한 다각적 접근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파칭어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한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장기 대여 등을 통해 한국 전시 품목을 바꾸고, 나아가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 예술을 더 보여주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훔볼트포럼의 전시는 그대로 머물기보다는 역동적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전시공간 확충과 내용 변경, 새로운 전시 추진 등이 모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장은 "식민주의 역사 반성은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는 한국의 시각에서 식민주의에 대한 접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 "장기대여 등 통해 전시 품목 확충"
23일(현지시간) 개관을 앞둔 독일 훔볼트포럼 아시아예술박물관 내 한국전시관이 극도로 협소하고 전시 유물이 적어 한국 문화 대표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소 7년 전부터 이같은 상황이 예견됐는데도 그대로 방치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훔볼트포럼이 겉으로는 전시 목적으로 식민주의에 대한 반성을 내세웠지만, 한국관 내 전시 설명 등을 보면 오히려 일본 식민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훔볼트포럼 측은 현재 전시는 독일의 식민주의 역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 등의 시각에서 식민주의에 대한 접근을 추진하기 위해 전시공간 및 품목 확충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 협소한 한국관 예견됐는데 7년간 방치 왜?
20일 사전공개된 훔볼트포럼 아시아예술박물관 내 한국관의 규모는 열 걸음이면 관람이 끝날 정도로 협소했다.
한국관이 우리 예술 문화와 역사를 대표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점은 이미 지난 2014년부터 예견됐다.
훔볼트포럼 산하 아시아예술박물관과 민속박물관 운영을 담당할 독일 최대 문화시설 운영재단인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이 보유한 한국 유물이 180점으로, 일본이나 중국의 1만3천점에 비해 극도로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은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과 2014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유물 임대와 한국관 설치 협력, 한국관 담당 큐레이터 양성 협력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당시 양해각서 체결 당사자였던 헤르만 파칭어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관에서 더 많은 전시품을 볼 수 없는 이유는 우리의 보유 유물이 항상 매우 적었기 때문"이라며 "더구나 2차대전 당시 상당수 유물이 파괴되고 유실됐다"고 말했다.
이봉기 주독일 한국문화원장은 "우리측은 면적 확대를 초반부터 계속 요구해왔지만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이후 유물 대여 중심으로 협의하다 2018년 독일 측이 연락을 중단하면서 대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개관까지는 유물대여 없이 진행한다는 것이 훔볼트포럼 측의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7년간 방치된 한국관은 일본관이나 중국관의 10분의 1 규모인 60㎡ 규모로 일반 관객에 공개를 앞두고 있다.
보유 유물 180점 중 설명이 붙여질 정도로 유의미한 전시품은 14점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고려시대 청자와 동시대에 만든 도자기가 대부분이었다.
훔볼트포럼 측은 이날 한국관 전시 설명에서 역사적으로 한국 유물을 모은 이들은 아주 드물어 소장품 규모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 "탈역사적이고 식민주의 재현" 비판에 포럼측 "전시품목 확충"
훔볼트포럼은 식민주의 역사 반성을 내세웠지만, 한국관은 전시공간이나 품목이 우리 문화와 역사를 대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시 설명을 보면 오히려 식민주의를 재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훔볼트포럼 측은 한국관 전시품은 도자기가 대부분인데, 일본 다도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등 일본에서 경탄했기 때문에 한국 도자기가 박물관에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임진왜란 때 한국의 도공들을 일본으로 끌고 가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은정 자유베를린대 한국학과장은 "도자기에 대한 설명을 보면 식민주의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훔볼트포럼의 실제 의도가 식민주의 역사 반성이라면, 동아시아 제국주의에 대해서도 지적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진 독일 정치+문화연구소장은 "도예작품에 한정된 한국 문화가 대표적이고 전체적인 것처럼 보여지는 상황 자체가 시대적 상황과 역학관계가 재현되는 것"이라면서 "더구나 전시품과 수집 경로에 대한 설명에서 한국을 설명하기 위해 일본을 계속 언급해 식민주의적 시선과 관행이 재현되고 있지 않은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장품 규모가 제한된 게 한국 유물을 모은 이들이 드물기 때문이라며 우연한 결과인 것처럼 기술했는데 소장품 규모가 제한된 것 자체가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임진왜란 얘기도 잠시 언급됐는데, 역사적 기술이 너무 맥락이 없어 탈역사적"이라고 말했다.
훔볼트포럼 측은 전시 품목이 적고 식민주의 반성을 위한 다각적 접근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파칭어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한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장기 대여 등을 통해 한국 전시 품목을 바꾸고, 나아가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 예술을 더 보여주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훔볼트포럼의 전시는 그대로 머물기보다는 역동적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전시공간 확충과 내용 변경, 새로운 전시 추진 등이 모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장은 "식민주의 역사 반성은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는 한국의 시각에서 식민주의에 대한 접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