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락·이동기·고상우·김기라…한국미술 '허리', 가을화단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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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스타 작가 총출동
윤병락, 16~31일 노화랑 개인전
사과 그림 신작 20여점 출품
윤병락, 16~31일 노화랑 개인전
사과 그림 신작 20여점 출품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던 2000년대 중반 한국 화단은 젊은 천재들의 각축장이었다. ‘이중 얼굴’의 작가 김동유를 비롯해 홍경택, 윤병락, 권기수, 임만혁, 남경표 등이 기발한 화법으로 실력을 겨루며 국내외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홍콩 경매시장은 이들의 데뷔 무대로 각광받았다. 2008년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윤병락 씨의 사과그림 ‘가을 향기’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추정가보다 네 배 높은 48만7500홍콩달러(약 7300만원)에 팔려 윤씨를 단번에 ‘화단의 영스타’로 떠오르게 했다. 극사실주의(사진처럼 정교한 ‘눈속임 회화’) 기법으로 그린 사과 그림은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출품하기 무섭게 팔려나갔고, 지난 10년간 개인전 때마다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윤병락 씨 사과 그림 20점 출품
윤씨를 비롯해 안두진, 이동기, 권상우, 고상우, 코디 최, 문성식, 권오상, 김기라, 문형태, 임만혁 등 2000년대 중반 주목받았던 미술가들이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올가을 화단을 물들이고 있다. 미술전문가들은 “미술시장 침체 여파로 올 하반기에 일부 상업 화랑과 미술관이 실험성이 강한 신진 작가보다 작품성이 검증된 화가의 전시회를 기획한 결과”라며 “조정받고 있는 미술시장은 ‘숨은 진주’보다 미래의 스타 찾기에 분주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4050세대 작가들은 얄팍한 트렌드에 의지하기보다는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자기 성찰, 혁신적 시도에 독창성까지 가미된 신작들을 펼쳐 보이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사과작가’ 윤씨는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큰 판’을 벌인다. 1970년대 말 미국 하이퍼리얼리즘을 흡수해 독창적인 극사실 화법의 경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오는 16일 개막하는 개인전에서도 사과를 소재로 활용해 현대인의 모방 본능을 시각화한 작업 20여 점을 내보인다. 결실의 계절에 느끼는 포만감을 감성의 촉수로 더듬을 수 있는 기회다.
‘이마쿼크(image+quark) 작가’로 잘 알려진 안두진 씨는 이달 26일까지 서울 화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물감들이 만들어 낸 색채점화 신작 20여 점을 걸었다. 10년간 탐구해온 ‘이마쿼크’ 완결판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파고드는 고상우 씨는 오는 16~28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나우에서 개인전을 연다. ‘경계의 확장’을 주제로 호랑이, 사자, 곰, 코끼리 등 동물을 찍어 디지털 기법으로 채색한 신작들을 내보인다. 국내뿐 아니라 뉴욕, 런던, 홍콩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표현주의 화가 문형태 씨는 부산 맥화랑의 재개관전에 초대됐다.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문성식(국제갤러리), 추상화가 이강욱(갤러리아트팔래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가한 코디 최(PKM갤러리) 등도 전시회를 열거나 준비 중이다.
코리안 팝아트와 설치미술도 눈길
코리안 팝아트를 표방하는 작가들의 귀환 무대도 눈에 뛴다. ‘아토마우스’로 각인된 팝아티스트 이동기 씨의 작업을 소개하는 전시회는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삼청동 피비갤러리에서 열린다. 1993~2014년 이뤄진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며 한국 현대미술에서 팝아트가 탄생한 배경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전시다. ‘동구리’ 캐릭터로 인기를 끈 권기수 씨는 드로잉전을 마련했다. 서울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오는 19일까지 여는 전시에서는 매끈한 경계선은 지운 채 흩뿌린 물감 사이로 얼굴을 드러낸 ‘동구리’를 만날 수 있다.
참신하고 기발한 설치미술로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의 귀환도 줄을 잇고 있다. 사진 조각으로 유명한 권오상 씨의 가구전(아라리오뮤지엄인스페이스), 설치작가 김기라 씨의 퍼포먼스전(통의동보안여관)도 주목된다.
컬렉터들 관심 집중
4050세대 인기 작가들의 잇따른 컴백은 미술시장의 고른 발전과 함께 미술 애호가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김환기 그림과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 편중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40~50대 작가들의 귀환은 한국 화단의 토양을 한층 기름지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현상”이라며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한국적 묘미를 살려내야 애호가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화백은 “한국 젊은 작가들의 천재성과 열정은 준비돼 있지만 시장 환경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작가들이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처럼 해외 무대를 누빌 수 있게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윤씨를 비롯해 안두진, 이동기, 권상우, 고상우, 코디 최, 문성식, 권오상, 김기라, 문형태, 임만혁 등 2000년대 중반 주목받았던 미술가들이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올가을 화단을 물들이고 있다. 미술전문가들은 “미술시장 침체 여파로 올 하반기에 일부 상업 화랑과 미술관이 실험성이 강한 신진 작가보다 작품성이 검증된 화가의 전시회를 기획한 결과”라며 “조정받고 있는 미술시장은 ‘숨은 진주’보다 미래의 스타 찾기에 분주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4050세대 작가들은 얄팍한 트렌드에 의지하기보다는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자기 성찰, 혁신적 시도에 독창성까지 가미된 신작들을 펼쳐 보이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사과작가’ 윤씨는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큰 판’을 벌인다. 1970년대 말 미국 하이퍼리얼리즘을 흡수해 독창적인 극사실 화법의 경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오는 16일 개막하는 개인전에서도 사과를 소재로 활용해 현대인의 모방 본능을 시각화한 작업 20여 점을 내보인다. 결실의 계절에 느끼는 포만감을 감성의 촉수로 더듬을 수 있는 기회다.
‘이마쿼크(image+quark) 작가’로 잘 알려진 안두진 씨는 이달 26일까지 서울 화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물감들이 만들어 낸 색채점화 신작 20여 점을 걸었다. 10년간 탐구해온 ‘이마쿼크’ 완결판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파고드는 고상우 씨는 오는 16~28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나우에서 개인전을 연다. ‘경계의 확장’을 주제로 호랑이, 사자, 곰, 코끼리 등 동물을 찍어 디지털 기법으로 채색한 신작들을 내보인다. 국내뿐 아니라 뉴욕, 런던, 홍콩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표현주의 화가 문형태 씨는 부산 맥화랑의 재개관전에 초대됐다.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문성식(국제갤러리), 추상화가 이강욱(갤러리아트팔래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가한 코디 최(PKM갤러리) 등도 전시회를 열거나 준비 중이다.
코리안 팝아트와 설치미술도 눈길
코리안 팝아트를 표방하는 작가들의 귀환 무대도 눈에 뛴다. ‘아토마우스’로 각인된 팝아티스트 이동기 씨의 작업을 소개하는 전시회는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삼청동 피비갤러리에서 열린다. 1993~2014년 이뤄진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며 한국 현대미술에서 팝아트가 탄생한 배경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전시다. ‘동구리’ 캐릭터로 인기를 끈 권기수 씨는 드로잉전을 마련했다. 서울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오는 19일까지 여는 전시에서는 매끈한 경계선은 지운 채 흩뿌린 물감 사이로 얼굴을 드러낸 ‘동구리’를 만날 수 있다.
참신하고 기발한 설치미술로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의 귀환도 줄을 잇고 있다. 사진 조각으로 유명한 권오상 씨의 가구전(아라리오뮤지엄인스페이스), 설치작가 김기라 씨의 퍼포먼스전(통의동보안여관)도 주목된다.
컬렉터들 관심 집중
4050세대 인기 작가들의 잇따른 컴백은 미술시장의 고른 발전과 함께 미술 애호가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김환기 그림과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 편중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40~50대 작가들의 귀환은 한국 화단의 토양을 한층 기름지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현상”이라며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한국적 묘미를 살려내야 애호가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화백은 “한국 젊은 작가들의 천재성과 열정은 준비돼 있지만 시장 환경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작가들이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처럼 해외 무대를 누빌 수 있게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