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강남 시대' 선언…아트 요가·아카데미 품은 복합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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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새바람, 강남센터
젊은 강남권 미술애호가들 공략
미술품 사고 즐기고 투자하는 명소로
지난 1월 개관 이후 10만명 찾아
젊은 강남권 미술애호가들 공략
미술품 사고 즐기고 투자하는 명소로
지난 1월 개관 이후 10만명 찾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 첼시에는 실험예술 공연 공간인 ‘키친(Kitchen)’이 있다. 웨스트사이드 19번가를 서쪽으로 따라가다 허드슨강변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있는 이 센터는 현실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전위예술의 진원지로 꼽힌다. 순수미술은 물론 언더그라운드 음악, 무용, 독립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예술가가 숱하게 거쳐간 곳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도 이곳에서 작품을 발표하며 뉴욕 미술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강남센터를 ‘한국판 키친’으로
서울옥션이 강남센터를 ‘한국판 키친’으로 키우며 ‘미래의 20년 신화 창조’에 나서고 있다. 창사 20년을 넘은 서울옥션은 올 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강남센터를 개관해 미술시장 저변 확대에 나서며 제2의 성장기에 들어갔다. 강남센터는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4975㎡ 규모로 경매장, 전시공간, 레스토랑, 이벤트홀 등을 갖췄다. 프랑스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가 설계와 디자인을 맡아 심미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을 살렸다. 파리 카몽도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빌모트는 1975년 건축·인테리어사무소 빌모트&어소시에이츠를 설립했으며 파리 샹젤리제 거리, 루이비통 파리 본사, 인천공항 등을 설계했다.
서울옥션은 강남센터를 기존 평창동 사옥과는 별개로 연간 4회 메이저 경매를 여는 경매장소뿐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과 작가와의 대화, 아트마켓아카데미 교육 등을 여는 미술문화 복합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변에 코리아나미술관과 화장박물관, 호림박물관, 송은미술관, 에르메스아뜰리에, K옥션 등이 자리하고 있어 ‘강남 아트밸리’의 랜드마크 역할도 한다. 그동안 강남센터 방문객은 10만 명에 달한다.
강남의 ‘미술 명소’로 급부상
서울옥션은 강남센터 개관을 계기로 서울 강남권 미술애호가 공략에 고삐를 죈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통된 미술품 거래 총액(약 2000억원) 중 30~40%가 이 지역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옥션은 강남센터를 중심으로 이 지역의 큰손과 연예인, 문화예술인 등 미술애호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최근 젊은 초보 컬렉터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이 강남센터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즐기면서 감성을 충전하고 투자도 하는 ‘미술 3락(樂)’에 빠질 만한 ‘아트명소’로 키운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하이엔드(최첨단 현대미술)’와 ‘소통’을 두 축으로 한 경매, 교육, 홍보, 전시를 통해 애호가들이 미술에 더 빠지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남센터를 통해 애호가들이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입하는 과정을 더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해주는 공간인 동시에 이들이 미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아트놀이터’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옥션은 우선 강남센터에서 온라인 경매를 수시로 열어 아트테크에 열광하는 새내기 미술애호가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매장을 찾는 젊은 직장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들은 주로 중저가 작품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억’ 소리 나는 가격대의 근현대 작품보다 수십만~수백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중저가 미술품과 조각품, 고미술품에 흥미를 느낀다는 설명이다. 이달 7일에는 ‘모든 작가가 경매에 작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온라인 경매 ‘제로베이스’를 선보였다. 젊은 유망작가의 작품을 응찰가 ‘0원’부터 시작하는 ‘무가 경매’를 통해 초보 컬렉터의 미술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요가도 즐기고, 강연도 듣고
서울옥션은 또 강남센터를 미술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요가 및 와인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전시 관람에 접목하는가 하면, 작가와 함께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그림을 감상하고 구입하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미술문화로 끌어들여 어렵고 딱딱한 시각예술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는 26일 시작하는 ‘아트 요가’는 미술과 요가가 지닌 공통적인 미학적 가치에 주목한 기획 프로그램이다. 김서진 에이프로요가스쿨 대표가 진행한다. 해질녘과 아침에 햇살을 맞으며 요가를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그림을 보며 기운을 얻고, 요가를 통해 스스로 작품이 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12일에는 예술과 와인을 결합한 프로그램 ‘아트 레이블 와인’을 연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라벨링을 작업한 와인에 대해 알아보고 시음할 수 있다. 이달 30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독창적인 표현 기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세 명(서상익·김선우·원범식)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 ‘작가와의 살롱’을 연다. 해당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미술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고, 미술과 관련된 법률 상식을 높일 수 있는 ‘미술시장 리얼스토리’는 다음달 13일 마련된다. 김현희 서울옥션 수석경매사와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이 대표는 “특별한 공간에서 삶의 영감과 힐링을 얻고, 예술이 주는 기쁨을 공유하고자 프로그램을 짰다”며 “미술품 경매장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미술놀이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강남센터를 ‘한국판 키친’으로
서울옥션이 강남센터를 ‘한국판 키친’으로 키우며 ‘미래의 20년 신화 창조’에 나서고 있다. 창사 20년을 넘은 서울옥션은 올 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강남센터를 개관해 미술시장 저변 확대에 나서며 제2의 성장기에 들어갔다. 강남센터는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4975㎡ 규모로 경매장, 전시공간, 레스토랑, 이벤트홀 등을 갖췄다. 프랑스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가 설계와 디자인을 맡아 심미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을 살렸다. 파리 카몽도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빌모트는 1975년 건축·인테리어사무소 빌모트&어소시에이츠를 설립했으며 파리 샹젤리제 거리, 루이비통 파리 본사, 인천공항 등을 설계했다.
서울옥션은 강남센터를 기존 평창동 사옥과는 별개로 연간 4회 메이저 경매를 여는 경매장소뿐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과 작가와의 대화, 아트마켓아카데미 교육 등을 여는 미술문화 복합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변에 코리아나미술관과 화장박물관, 호림박물관, 송은미술관, 에르메스아뜰리에, K옥션 등이 자리하고 있어 ‘강남 아트밸리’의 랜드마크 역할도 한다. 그동안 강남센터 방문객은 10만 명에 달한다.
강남의 ‘미술 명소’로 급부상
서울옥션은 강남센터 개관을 계기로 서울 강남권 미술애호가 공략에 고삐를 죈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통된 미술품 거래 총액(약 2000억원) 중 30~40%가 이 지역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옥션은 강남센터를 중심으로 이 지역의 큰손과 연예인, 문화예술인 등 미술애호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최근 젊은 초보 컬렉터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이 강남센터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즐기면서 감성을 충전하고 투자도 하는 ‘미술 3락(樂)’에 빠질 만한 ‘아트명소’로 키운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하이엔드(최첨단 현대미술)’와 ‘소통’을 두 축으로 한 경매, 교육, 홍보, 전시를 통해 애호가들이 미술에 더 빠지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남센터를 통해 애호가들이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입하는 과정을 더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해주는 공간인 동시에 이들이 미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아트놀이터’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옥션은 우선 강남센터에서 온라인 경매를 수시로 열어 아트테크에 열광하는 새내기 미술애호가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매장을 찾는 젊은 직장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들은 주로 중저가 작품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억’ 소리 나는 가격대의 근현대 작품보다 수십만~수백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중저가 미술품과 조각품, 고미술품에 흥미를 느낀다는 설명이다. 이달 7일에는 ‘모든 작가가 경매에 작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온라인 경매 ‘제로베이스’를 선보였다. 젊은 유망작가의 작품을 응찰가 ‘0원’부터 시작하는 ‘무가 경매’를 통해 초보 컬렉터의 미술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요가도 즐기고, 강연도 듣고
서울옥션은 또 강남센터를 미술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요가 및 와인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전시 관람에 접목하는가 하면, 작가와 함께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그림을 감상하고 구입하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미술문화로 끌어들여 어렵고 딱딱한 시각예술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는 26일 시작하는 ‘아트 요가’는 미술과 요가가 지닌 공통적인 미학적 가치에 주목한 기획 프로그램이다. 김서진 에이프로요가스쿨 대표가 진행한다. 해질녘과 아침에 햇살을 맞으며 요가를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그림을 보며 기운을 얻고, 요가를 통해 스스로 작품이 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12일에는 예술과 와인을 결합한 프로그램 ‘아트 레이블 와인’을 연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라벨링을 작업한 와인에 대해 알아보고 시음할 수 있다. 이달 30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독창적인 표현 기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세 명(서상익·김선우·원범식)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 ‘작가와의 살롱’을 연다. 해당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미술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고, 미술과 관련된 법률 상식을 높일 수 있는 ‘미술시장 리얼스토리’는 다음달 13일 마련된다. 김현희 서울옥션 수석경매사와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이 대표는 “특별한 공간에서 삶의 영감과 힐링을 얻고, 예술이 주는 기쁨을 공유하고자 프로그램을 짰다”며 “미술품 경매장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미술놀이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