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부산, 울산, 강원 강릉 등 한반도 동쪽을 지나면서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침수·정전이 잇따랐고 실종, 부상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태풍 피해가 큰 지역을 추석 전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2·3호기 터빈 발전기가 정지된 것을 비롯해 도로 침수, 시설 파손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2명이 실종되고 5명이 다쳤다. 강원 삼척에서 40대 남성이 빗물에 휩쓸려 실종됐고, 경북 울진에선 트랙터로 하천을 건너던 60대 남성이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부산에선 강한 바람에 자동차가 뒤집혀 운전자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 부산, 울산 등에서 총 7만5237가구가 정전됐다. 정전으로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가 복구됐고, 현대모비스 공장도 정상 업무가 어려웠다. 이 밖에 전국 87개 항로 114척의 여객선이 통제됐고 김포·제주·인천·김해 등 11개 공항의 항공편 341편이 결항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태풍 피해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태풍 피해에 대한 응급 복구를 빠르게 추진해 달라”며 “피해가 큰 지역은 추석 전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피해 조사도 신속히 마쳐 달라”고 지시했다.

하이선은 이날 밤 12시 북한 청진 북서쪽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소멸 수순을 밟았다. 그럼에도 중부지방엔 태풍이 몰고온 비구름대와 바람이 남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8일엔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호남엔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정지은/강영연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