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와 나를 연결…현대미술이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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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랑한 미술관 - 두산갤러리
서울 광장시장 맞은편 연지동에 자리
'사람은 미래다' 철학…2030 작가 지원
일반인 눈높이 맞춘 작품들 호평
서울 광장시장 맞은편 연지동에 자리
'사람은 미래다' 철학…2030 작가 지원
일반인 눈높이 맞춘 작품들 호평
서울 연지동에 있는 두산갤러리는 여러모로 특이한 전시 공간이다. 위치부터 인사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 2㎞가량 떨어져 있다. 전시는 난해한 현대미술 위주인데, 근처가 주점 밀집 지역이고 큰길 맞은편엔 광장시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관객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지나가다 갤러리에 들렀다는 관람객의 호평이 쏟아진다. 포털 사이트 평점만 해도 그렇다. 네이버에서 방문객이 두산갤러리에 매긴 평점은 5점 만점에 4.66점. 대부분의 국공립 미술관과 유명 갤러리 평점이 4점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높은 점수다.
관객이 두산갤러리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시에서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고,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통해 재미와 영감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미래다’라는 기업의 인재 철학처럼 두산갤러리는 미래 한국 문화를 이끌어나갈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두산갤러리는 2007년 설립 이후 꾸준히 40세 이하 국내 작가들을 지원해왔다.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미국 뉴욕 첼시에 전시 공간과 작가 레지던시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원을 받은 작가들은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2012년 상반기 두산갤러리 뉴욕 레지던시를 거쳐 같은 해 서울과 뉴욕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구동희 홍익대 교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같은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장지아, 2017년 송은미술대상과 에르메스미술상을 거머쥔 오민 역시 같은 레지던시 출신이다.
대부분의 예술 지원 사업이 작가에 편중된 가운데 큐레이터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도 특기할 만하다. 현대미술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젊은 큐레이터를 발굴해 양성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년 3명의 큐레이터를 선정해 1년 동안 교육한다. 두산갤러리가 초청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의·세미나·워크숍 등을 통해 현대미술 이론과 현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교육 과정을 마치면 3명의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1년간의 연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큐레이팅 기회도 준다.
지금 두산갤러리에서는 지난해 두산연강예술상 수상 작가인 김경태의 개인전 ‘Bumping Surfaces’를 감상할 수 있다. 작가가 촬영한 조화(造花) 사진 10여 점을 소개하는 전시다.
가로 폭이 2m에 달하는 각 작품에서는 끝이 갈라지며 직물 조직을 드러낸 꽃잎의 가장자리,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녹색 줄기의 질감과 꽃봉오리 연결 부분의 접착제 등을 통해 피사체가 조화라는 사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인테리어 소품이자 자연물을 따라 만들어진 조화를 발견하고 흥미를 갖게 됐다”며 “사물을 습관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승 두산갤러리 큐레이터는 “사물의 몰랐던 부분에서 생경한 질감 등 다양한 감각을 느끼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상의 겉면을 빠짐없이 보고 실체를 파악하려는 작가의 태도를 통해 관객이 평소 사물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반추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16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관객이 두산갤러리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시에서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고,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통해 재미와 영감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둥지’
2007년 개관한 두산갤러리는 두산그룹이 학술·문화 사회공헌을 위해 세운 두산연강재단의 두산아트센터 소속 비영리 미술관이다. 620석 규모 뮤지컬 전문극장인 연강홀, 젊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공연을 올릴 수 있는 소극장 SPACE 111 등과 붙어 있다.‘사람은 미래다’라는 기업의 인재 철학처럼 두산갤러리는 미래 한국 문화를 이끌어나갈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두산갤러리는 2007년 설립 이후 꾸준히 40세 이하 국내 작가들을 지원해왔다.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미국 뉴욕 첼시에 전시 공간과 작가 레지던시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원을 받은 작가들은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2012년 상반기 두산갤러리 뉴욕 레지던시를 거쳐 같은 해 서울과 뉴욕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구동희 홍익대 교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같은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장지아, 2017년 송은미술대상과 에르메스미술상을 거머쥔 오민 역시 같은 레지던시 출신이다.
대부분의 예술 지원 사업이 작가에 편중된 가운데 큐레이터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도 특기할 만하다. 현대미술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젊은 큐레이터를 발굴해 양성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년 3명의 큐레이터를 선정해 1년 동안 교육한다. 두산갤러리가 초청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의·세미나·워크숍 등을 통해 현대미술 이론과 현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교육 과정을 마치면 3명의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1년간의 연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큐레이팅 기회도 준다.
‘친절한 현대미술’ 만나볼까
두산갤러리는 누구나 편안하고 즐겁게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를 지향한다. 그래서 이곳의 현대미술 전시는 전문가와 미술 애호가가 아니라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갤러리 공간뿐 아니라 두산아트센터 내 통로와 계단, 건물 로비와 정문 등 전체를 갤러리로 활용해 전시를 다양한 각도로 구성하는 것도 특징이다.지금 두산갤러리에서는 지난해 두산연강예술상 수상 작가인 김경태의 개인전 ‘Bumping Surfaces’를 감상할 수 있다. 작가가 촬영한 조화(造花) 사진 10여 점을 소개하는 전시다.
가로 폭이 2m에 달하는 각 작품에서는 끝이 갈라지며 직물 조직을 드러낸 꽃잎의 가장자리,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녹색 줄기의 질감과 꽃봉오리 연결 부분의 접착제 등을 통해 피사체가 조화라는 사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인테리어 소품이자 자연물을 따라 만들어진 조화를 발견하고 흥미를 갖게 됐다”며 “사물을 습관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승 두산갤러리 큐레이터는 “사물의 몰랐던 부분에서 생경한 질감 등 다양한 감각을 느끼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상의 겉면을 빠짐없이 보고 실체를 파악하려는 작가의 태도를 통해 관객이 평소 사물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반추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16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