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처럼 죽을 때까지 그릴겁니다" 10년만에 돌아온 이기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기봉 작가 개인전…국제갤러리 서울·부산 전시
1억 넘어도 '완판'되는 스타 작가
해외 유명 미술관도 다수 소장
작년부터 그린 신작 50점 전시
캔버스 위 폴리 섬유 깔고 붓질
안개 피어오르는 듯 몽환적 연출
10년 전 온 슬럼프…전시 꺼려
어느 순간 '이대론 안 된다' 자성
작품 집중하려 교수직도 그만둬
1억 넘어도 '완판'되는 스타 작가
해외 유명 미술관도 다수 소장
작년부터 그린 신작 50점 전시
캔버스 위 폴리 섬유 깔고 붓질
안개 피어오르는 듯 몽환적 연출
10년 전 온 슬럼프…전시 꺼려
어느 순간 '이대론 안 된다' 자성
작품 집중하려 교수직도 그만둬

신작들은 아트페어에 나올 때마다 1억원을 넘는 가격에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그의 개인전 소식만큼은 도통 들을 수 없었다. 마지막 전시가 2012년(아르코미술관)이었다.
“세상은 ‘막’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이 연작은 해외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10여 년 전부터 안개를 소재로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안개의 낭만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원래 좋아했습니다. 독일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걸작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에서도 영향을 받았고요. 작업을 하다 보면 ‘안쪽에 숨겨진 그림이 더 멋있는데, 그냥 막을 씌우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서양인 중에서는 분위기가 으스스하다며 무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러면서도 그림을 사다가 거실에 걸어놓는 걸 보면 신기합니다. 하하.”
가로 120㎝, 세로 180㎝의 대작 ‘패시지 투 일로직 A(비논리로 가는 길 A·Passage to Illogic A)’를 비롯한 무채색 계열의 대작들도 같은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피카소처럼 죽을 때까지 그릴 것”
그가 작가가 된 과정은 다른 인기 화가들과 비슷하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였고, 외골수 기질도 있었다. 시골 마을에서 자랐지만 중·고등학교에서 눈 밝은 미술 선생님들을 만나 여러 기법을 배웠다. 대회에 나갔다 하면 상을 받았고, 서울대 미대에 입학한 뒤에도 교수들의 인정을 받았다. “인기 화가가 충분히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전업 화가가 됐고 금방 성공했습니다. 교수도 됐죠.” 자칫 ‘잘난 척’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사실이 그랬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