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위가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서 '게임' 선보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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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안 공개
"환경위기는 이제 결코 피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하지만 해수면이 얼마나 높아지고, 온도가 몇 도 더 올라가는지를 보여주기보다 그 이면에 있는 사회·문화·생태적 맥락을 관객과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게임'이라는 형식을 도입했습니다."
정소익 도시건축가는 1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연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계획안 발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건축가는 박경 샌디에이고대 시각예술학과 교수와 함께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는 미국 휘트니 비엔날레,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힌다. 건축전과 미술전이 한 해씩 번갈아가면서 열린다. 올해 건축전은 다음달 18일에 시작해 약 6개월간 현지에서 열린다. 이번 한국관의 주제는 '2086: 우리는 어떻게?'다. 정 감독은 "2086년은 환경위기, 인구절벽, 저성장 등 모든 사회문제가 정점에 달했을 때를 상징한다"며 "그 떄를 상상하며 '도대체 이런 문제가 왜 생겼는지', '이 문제를 정말 피할 수 없었던 건지'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크게 '장소특정적 프로젝트'와 '관객 참여형 게임'으로 구성된다. 장소특정적 프로젝트는 한국의 동인천(대도시), 군산(중규모 도시), 경기도 마을(소규모 마을) 등 세 지역에 관한 사례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각 지역마다 건축가와 지역 전문가가 짝 지어 연구를 진행하고, 2086년 이 지역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서 제시한다. 정재경 작가는 이 세 가지 프로젝트를 모두 아울러 미래의 위기 상황을 이야기 방식으로 전달하는 비디오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TV 퀴즈쇼 형식의 게임도 있다. 스크린을 통해 경제, 사회, 자원에 관한 질문 14개를 관람객에게 던지면, 관람객이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다. '식민주의 제국들이 제멋대로 만들어놓은 환경오염과 기후재난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바로잡으려면 학교에 어떤 핵심 과목을 만들어야 할까?' 등이다.
답변 결과는 기온, 해수면 높이, 난민 수, 멸종생물 수 등 숫자로 변환돼 누적된다. 정 감독은 "환경위기 등 문제가 사회·경제·정치적 선택의 결과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작은 대부분 현지에서 제작된다. 전시가 환경위기에 대해 다루는 만큼, 한국에서 작품을 제작한 후 해외로 옮길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정소익 도시건축가는 1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연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계획안 발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건축가는 박경 샌디에이고대 시각예술학과 교수와 함께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는 미국 휘트니 비엔날레,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힌다. 건축전과 미술전이 한 해씩 번갈아가면서 열린다. 올해 건축전은 다음달 18일에 시작해 약 6개월간 현지에서 열린다. 이번 한국관의 주제는 '2086: 우리는 어떻게?'다. 정 감독은 "2086년은 환경위기, 인구절벽, 저성장 등 모든 사회문제가 정점에 달했을 때를 상징한다"며 "그 떄를 상상하며 '도대체 이런 문제가 왜 생겼는지', '이 문제를 정말 피할 수 없었던 건지'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크게 '장소특정적 프로젝트'와 '관객 참여형 게임'으로 구성된다. 장소특정적 프로젝트는 한국의 동인천(대도시), 군산(중규모 도시), 경기도 마을(소규모 마을) 등 세 지역에 관한 사례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각 지역마다 건축가와 지역 전문가가 짝 지어 연구를 진행하고, 2086년 이 지역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서 제시한다. 정재경 작가는 이 세 가지 프로젝트를 모두 아울러 미래의 위기 상황을 이야기 방식으로 전달하는 비디오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TV 퀴즈쇼 형식의 게임도 있다. 스크린을 통해 경제, 사회, 자원에 관한 질문 14개를 관람객에게 던지면, 관람객이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다. '식민주의 제국들이 제멋대로 만들어놓은 환경오염과 기후재난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바로잡으려면 학교에 어떤 핵심 과목을 만들어야 할까?' 등이다.
답변 결과는 기온, 해수면 높이, 난민 수, 멸종생물 수 등 숫자로 변환돼 누적된다. 정 감독은 "환경위기 등 문제가 사회·경제·정치적 선택의 결과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작은 대부분 현지에서 제작된다. 전시가 환경위기에 대해 다루는 만큼, 한국에서 작품을 제작한 후 해외로 옮길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