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첫해 1만대 돌파한 기아차 스팅어…제네시스는 '진땀'

올 1~8월 스팅어 美판매 1만1624대
같은 기간 제네시스 8490대 그쳐
"기아차 스포츠세단 성공적 시장 안착"
올해 미국 시장에 처음 소개돼 8개월간 1만대 판매를 돌파한 스팅어. (사진=기아차 미국법인)
기아자동차 스팅어가 데뷔 첫 해 북미 시장에서 누적 1만대를 돌파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스포츠 세단 수요층이 얇은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11일 기아차에 따르면 스팅어는 올 1~8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1만1624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최고급 세단 K900(국내명 K9)이 230대, K7(미국명 카덴자)이 3750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스팅어의 판매 흐름은 인상적이란 평가다. 국내에서 올들어 8월까지 스팅어는 4183대 팔렸다. 스팅어는 기아차의 후륜구동(뒷바퀴굴림) 고성능 세단으로 미국에서 고급차의 기준인 3만 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올해 미 시장에 처음 소개된 '새내기' 차종인 점에서 현지 소비자 호응을 끌어내며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스팅어 미 판매량은 1480대로 613대에 그친 제네시스(G80, G90)보다 2배 이상 더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스팅어의 서스펜션과 밸런스가 현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기아차의 스포티한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다"며 "스팅어는 현대·기아차의 북미 라인업 중에서 크라이슬러의 닷지(고성능 브랜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팅어는 연초 제작된 슈퍼볼(프로미식축구 결승전) 광고 효과도 봤다. 기아차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록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리더 스티븐 타일러와 함께 스팅어 광고 영상을 촬영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스팅어가 미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반면, 제네시스는 부진에 빠졌다. 올 1~8월까지 제네시스의 미 판매량은 84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G80, G90 두 개 모델로 스팅어보다 적게 팔렸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사업부를 별도 신설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판매량 감소세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목이다.

시장에선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제네시스 브랜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나오기 전까진 업체 간 경쟁 심화에 고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네시스의 엔트리 세단 G70이 9월부터 본격 합류하지만 북미 시장의 흐름이 세단에서 SUV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세단은 줄고 SUV는 늘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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