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일부 기업이 사회에 대해서 윤리 의식을 충분히 갖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경영자는 물론, 기업 경영자를 육성하는 경영대학 교수들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이 과거보다 오늘날 더 자주,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우리 사회가 기업에 대해서 과거보다 더 크고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 사회는 기업에 대해서 과거보다 더 건전한, 그리고 더 성숙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윤리경영에 대한 논의는 국내적으로는 기업의 비윤리성에 대한 자성에서 비롯한 결과이지만, 국제적으로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우리 기업이 국제적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 (WTO)는 최근 윤리경영을 자유무역기조의 핵심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모든 기업들이 평등한 조건에서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있어 윤리경영은 필요조건이 된 것이다.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로서, 그리고 세계 시장에서 우리 경제가 차지하고 있는 높은 비중을 감안할 때, 기업윤리는 기업 경영자가 회피하고 유예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이다. 그러면 학자들은 윤리경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전통적인 견해를 대표하는 밀튼 프리드먼 (Milton Friedman)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자원을 이용하여, 예컨대 사기나 기만이 없는 개방된 자율 경쟁 하에서, 게임의 법칙을 지켜가면서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즉 철저한 시장중심론자로서 기업이 자본주의체제에서 가장 효율적인 활동을 하려면 자신이 잘 하는 것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잘 모르는 문화사업이나 복지활동에 뛰어든다면 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 기업이 진행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그만큼 사회활동에 비효율적이 된다고 본다. 반면 현대적 견해는 키스 데이비스(Keith Davis)에 의해서 잘 정리되어 있다. 즉 "기업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원으로서 사회 전체적인 복지를 유지하고 향상시킬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은 사회적 권력에서 파생한다"는 격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기업, 특히 대기업 구성원들은 자신의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무와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대기업, 그리고 인터넷 기업들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는 프리드먼보다 데이비스의 주장이 더욱 큰 설득력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따라서 기업과 경영자들은 윤리경영에 대한 확실한 소명감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이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동전에 앞뒷면이 있듯이, 윤리경영에도 분명히 득과 실이 있게 마련이다. 윤리경영은 정부규제를 회피하는데 용이하고, 기업의 대(對)공중 이미지를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주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반면 윤리경영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고, 본업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등 기업경영자 입장에서 선뜻 덤벼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윤리경영을 단기적인 이해관계로만 보지 않고,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구축, 그리고 사회 발전에 대한 공헌이라는 관점을 추가해서 본다면, 윤리경영 만큼 투자수익률이 높은 사업도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최고경영자, 즉 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윤리경영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을 줄 아는 CEO(Chief Ethics Officer), 즉 최고윤리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dsch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