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으로 가는 길] 우수 중견ㆍ중소기업 15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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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이다.
2위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이는 최근 포천지가 선정한 순위.
그런데 GE가 1위로 뽑힌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이 2위에 올랐다는 것은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다지 크지 않은 항공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인켈 등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는 것은 정말 의외다.
더욱이 9ㆍ11 테러 등 여파로 초대형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등 항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데도 이 회사는 오히려 존경받는 기업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거기에다 지난 30년간 줄기차게 흑자를 기록해 왔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경영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내용을 자세히 캐보면 이 회사의 경영방식은 참으로 혁신적이다.
아니, 가장 보수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미국식 경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을 쓴다.
첫째 이 회사는 연공서열을 중시한다.
둘째 절대로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
단지 이 두 가지만 보더라도 미국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영시스템이다.
미국은 철저히 능력급인 데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인력부터 먼저 자르는 풍토를 가졌다.
이런 풍토에서 결코 인력 감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이같은 특이한 경영을 주도하는 사람은 이 회사의 허브 켈러 회장(60)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언뜻 보기에 상당히 엉뚱하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웃기는 기업인'이란 별명을 가졌다.
이른바 '펀(Fun) 경영'을 실천한다.
그는 항상 "일은 즐거워야 한다"고 얘기한다.
회사 로고를 둘러싼 경쟁사와의 분쟁해결 과정에서 경쟁사의 최고경영자에게 느닷없이 팔씨름으로 승부를 겨루자고 제의, 상대방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팔씨름에서는 졌으나 상대방으로부터 로고 공동 사용권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점잖은 오찬장에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하고 나타나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도 잘 알려진 일화다.
직장이 재미있는 곳이라고 인식하면 사원들은 스스로 일을 찾아 하게 된다.
따라서 생산성이 오른다.
이 회사는 회사에서 생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사내결혼도 장려한다.
덕분에 사내 커플이 1천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의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이런 인간적인 대우를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있다.
미국 휴스턴에 자리잡은 소프트웨어 업체인 BMC가 그렇다.
이 회사는 사내에 은행 가게 세탁소 미용실 등을 두루 갖춰 놓고 있다.
회사 안은 하나의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회사는 공원이자 대학의 캠퍼스 같은 곳이다.
BMC는 일터라기보다 살기에 편한 곳인 셈이다.
사내에서 먹고 마시고 잠자고 쇼핑도 한다.
사내 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생명공학회사 암겐은 체스, 정원 가꾸기, 족보 연구, 항공기 조립, 연설, 스킨스쿠버, 사회봉사 등 웬만한 대학과 맞먹는 교양프로그램을 사내에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처럼 사원들의 인간관계와 생활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런 기업들은 한결같이 우수한 기업이자 존경받는 기업이다.
이런 회사의 특성을 종합해 보면 우수기업이란 △일하기 좋은 기업 △고객을 감동시키는 기업 △스스로 기술을 혁신하는 기업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등 4개 항목을 충족시키는 업체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올들어 4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우수기업 15개를 선정했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과 중소기업청의 후원으로 선정한 15개사는 △대우텔레텍 △지오매니아 △우리기술 △웅진코웨이개발 △에이스침대 △리바트 △동진쎄미켐 △한국반도체소재 △헤드라인정보통신 △이푸른하늘 △도원디테크 △넵스 △오케이아웃도어닷컴 △수맥돌침대 △한국공간정보통신 등이다.
실례로 대우텔레텍은 다양한 기능의 통신기기를 하나의 복합통신기기로 통합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이 회사는 중기청에서 중소기업 규격인증 컨설팅 업체로 지정을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우수 애프터서비스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지리정보기술(GIS) 전문 업체인 지오매니아는 '한번 찾은 고객은 꼭 다시 찾는다'는 고객존중 경영과 세계적인 GIS엔진과 원격탐사 기술을 인정받았다.
또 웅진코웨이개발은 정수기업계 대표기업으로 남다른 서비스 정신에 힘입어 비데 제조업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동진쎄미켐은 반도체생산 공정에서 꼭 필요한 감광액을 개발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한국반도체소재는 중소기업이면서도 투자가 많이 필요한 소재 개발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푸른하늘은 첨단 디지털 인화기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온라인에서 출발해 오프라인 제조업체로 성공한 특이한 사업 전환을 꾀해 주목을 받았다.
에이스침대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기업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리바트는 스스로 기술을 혁신하는 기업에 선정됐다.
우리기술도 특히 로봇 분야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로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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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재중시 기업의 7대 성공전략 >
1.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든다.
2. 즐거운 마음으로 고객을 감동시킨다.
3. 어려워도 인력감축을 하지 않는다.
4. 펀(fun)경영을 한다.
5. 똑똑해도 사풍에 적응하지 못하면 탈락시킨다.
6. 사내결혼을 장려한다.
7. 창의적으로 기술을 혁신한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