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목동역 상권은 지하철 4호선 노원역 상권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둘러 싸인 데다 교육열이 강하고 검소한 직장인들이 주 소비계층을 이루고 있다. 상권 인근에 학원들이 즐비한 것도 마찬가지.

이처럼 비슷한 구조인 데도 두 상권의 발전 속도는 판이하다. 노원역 상권은 강북의 새 황금상권으로 부상한 반면 목동역 상권은 침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은 배후세력이 커질 수 있는 여건이 중상계 지역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목동과 오목교역상권이 따로 놀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그 결과 두 상권 모두 아직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하이페리온 2차,트라팰리스 등 주상복합 건물들이 완공되면 두 상권이 연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기대한다.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상권분석팀장은 "목동역과 오목교 상권이 연계될 경우 30,40대 가장을 둔 아파트단지 가족단위 손님을 유치할 수 있는 중저가 레스토랑이 유망하다"면서 "대형 평형의 주상복합건물에는 50대 이상 고소득층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돼 중고가의 고깃집도 괜찮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경우 대로변에 비해 임대료가 싼 편인 목동역 로데오거리 안쪽에서 음식점 자리를 물색,투자비를 최소화해야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권 중심이 목동역 2번 출구 대로변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대로변 점포를 확보한다면 목동 7단지와 신정동 단독주택가 주부들을 겨냥한 베이커리점이나 중가 의류 브랜드 등 근린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너편 7단지 입구쪽 대로변에선 아파트단지 주민들에게 긴요한 제과점 약국 김밥집 치킨점 등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고깃집 등 전문 외식업 외에 의류 패션상품가게 등의 경우 목동로데오거리에 도전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목동역 로데오는 순수 패션의류 가게 일변도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미 포화상태라는 얘기다.

같은 로데오거리지만 노원역,천호역,분당 서현역,고양 화정역과 같은 '멀티 로데오거리'는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성장세를 누리고 있는 데 비해 목동역 로데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박대영 상권 컨설턴트는 "바로 옆 현대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유명 브랜드를 로데오거리에서 취급해봐야 먹히지 않는다"면서 "꼭 로데오에서 의류가게를 하고 싶을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낮더라도 개성이 강하고 톡톡 튀는 분위기의 옷으로 현대백화점과 확실히 차별화해야 성공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로데오거리 인근에서 서비스 업종을 할 생각이라면 대형 노래방이 유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동역 1번 출구 앞에 직사각형으로 형성된 C급 지역은 인근 신정동 주민들을 수요 기반으로 하는 전형적인 동네상권이다. 신정중앙길과 오목로 대로변 가게들도 별다른 특징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동통신 대리점,소형 의류점,편의점,약국,음식점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게 분포는 화곡동까지 이어진다. 즉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상품을 취급하거나 점포 구성을 해놓지 않으면 먼 곳에서 오는 손님들은 없다는 뜻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목동역 상권이 강서구와 양천구의 대표 상권이긴 하지만 서울 다른 지역상권과 달리 변변한 먹자골목이 없는 게 최대 특징"이라며 "이는 먹는 장사가 힘든 곳이라는 얘기이기 때문에 안경점 등 블루오션 업종을 찾아보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