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홍익대가 미술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된 이후 형성되기 시작한 홍대상권은 1984년 지하철 2호선 개통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1990년대 초반에는 압구정상권을 이용하던 신세대 오렌지족들이 새로운 문화를 찾아 홍대쪽으로 모이며 고급 카페 밀집 구역인 피카소거리가 생겼고 1990년대 후반부터 연세대 어학당 등에서 유입된 외국인들이 파티문화를 도입하기도 했다.

현재의 홍대상권은 홍대입구역사거리에서 홍대 정문 쪽으로 난 서교로를 중심으로 서교동상권과 동교동상권으로 나눌 수 있다.

서교동상권에는 인디밴드 공연클럽,힙합클럽,고급 레스토랑,일본식 선술집 등 개성있는 업종이 모여있다.

반면 동교동상권은 호프,전통주점,고깃집 등이 밀집해 있어 일반 유흥 상권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서교동상권에는 홍대 문화의 중심이라 불리는 클럽들이 자리잡고 있다.

홍익어린이공원 일대와 송정내 3길(일명 클럽거리)을 중심으로 20여개가 분포돼 있고 주말마다 20,30대 마니아들이 클럽문화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모인다.

특히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열리는 '클럽데이'(1만5000원짜리 티켓 하나로 여러 클럽에 입장할 수 있는 날)에는 9000~1만명 정도의 젊은이가 클럽을 찾는다.

2001년 클럽데이를 처음 기획한 류재현 상상공장 대표는 "이날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까지 젊은이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클럽문화가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클럽 밀집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바이더웨이 홍대레종점은 클럽 피크타임이라 할 수 있는 밤 12시부터 오전 2시 사이의 매출이 가장 높다.

바이더웨이 기획팀의 신은경씨는 "3월 한 달 동안 클럽데이가 있었던 날은 다른 금요일에 비해 매상이 36% 뛸 정도로 클럽 덕을 많이 봤다"고 밝혔다.

클럽을 찾는 개성 강한 젊은이를 위한 의류점이나 액세서리점도 성업 중이다.

서교동상권에서 1년째 옷가게 '류'를 운영 중인 이민아 사장은 "클럽들이 많다는 점을 노리고 이곳에 가게를 냈다"면서 "고객의 젊은 감각에 맞추기 위해 원피스 풍으로 상품을 단일화하고 디자인도 직접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럽 중심으로 홍대만의 특색이 강한 서교동과는 달리 동교동상권은 새물결 1길(일명 걷고싶은 길)을 따라 전통주점 고깃집 등이 밀집해 있어 신촌 등 주변 유흥가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대학가임에도 고객 연령층이 20대 초중반뿐 아니라 3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4년째 동교동상권에서 영업 중인 DM 고기타운의 오화자 주방장은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도 많이 찾는다"면서 "주말 매출이 평일보다 3배 정도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야간 손님이 많은 홍대앞 특성상 오전 4~5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고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지출액)는 9000원 정도"라고 밝혔다.

인근 연남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상호씨(29)는 "대학생 때는 신촌을 자주 갔으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홍대쪽으로 오게 된다"면서 "흥청망청한 분위기가 아니라 싸면서도 개성있는 음식점이 많다는 점이 이곳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