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역 상권은 인접한 신촌,이대,건대입구역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상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대학생 기반 상권이라도 조금씩 성격이 다르다.

신촌과 건대입구역은 유흥상권 성격이 물씬 풍기고 이대는 패션과 쇼핑 기능이 훨씬 강하다.

이에 비해 홍대입구역은 유흥과 패션을 섞어놓은 복합상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상권은 일단 네 구역으로 뚜렷이 나뉜다.

이들 네 구역은 나름대로 상가 모습이 다르고 점포시세도 제 각각이다.

가장 장사가 잘 되는 A급지는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걷고 싶은 거리'로 꺾어지는 'ㄱ자'형 도로변이다.

이 메인상권 초입에는 파스쿠찌(커피전문점),더페이스샵(화장품점) 등 가게가 이어진다.

창업비용이 최소한 5억원 이상이고 매물도 거의 없어 자영업자가 들어가기 힘든 황금입지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걷고 싶은 거리'로 들어서면 주점 일색이다.

반대편에는 주점과 패션 업종이 함께 공존한다.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상권분석팀장은 "메인상권에서 주점을 열 경우 저가 박리다매형보다는 중가형 퓨전 주점이 알맞다"고 조언했다.

반면 주점가 건너편에서 의류나 액세서리 등 패션업종으로 승부할 경우 중고가 상품은 금물이다.

쇼핑을 하려고 마음먹고 나오는 상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담없이 걸칠 수 있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집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착용한다.

싸면서 튀어보이는 디자인이 필수적이라고 이곳 상인들은 말한다.

B급지로 꼽히는 서교로 대로변은 패션상가 모습을 띠고 있다.

대로변은 이른바 '흐르는 상권'이어서 그다지 매력있는 구역은 아니란 게 서 팀장의 진단이다.

유동인구는 많아도 목적지를 향해 그냥 지나칠 뿐 중간에 들르는 손님은 극히 일부분이란 얘기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서교로 대로변은 패션업종보다는 카페가 나을 것"이라며 "오히려 건너편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부속 상가에서 편의점,아이스크림점,제과점과 같은 근린업종 가게를 하는 게 훨씬 실속 있다"고 말했다.

대우아파트 뒤편에 이어지는 골목상가는 자금이 모자라 메인상권에 들어가지 못한 상인들이 주점 분식점 패션점 등을 연 C급지다.

점포시세가 싸고 유동인구도 꽤 있어 자칫 점포를 잡기 십상이지만 창업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창업정보 제공업체인 조인스월드의 이현승 대표는 "김밥 우동 죽 등 유명 체인점들도 이 골목에 들어왔다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먹거리가 비교적 강한 이 골목상가도 '흐르는 상권'에 불과해 테이크아웃 형태의 커피,샌드위치점 정도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충고한다.

서교동쪽 걷고 싶은 거리 도로변은 다양한 업종이 혼재돼 언뜻 보기에도 혼란스럽다.

감자탕 순대국집이 있는가 하면 이면 골목에는 와인바가 즐비하다.

프리미엄 청바지 가게가 문을 열고 있는 건너편 가건물에는 동대문에서 볼 수 있는 원색의 싸구려 블라우스가 내걸려 있다.

이곳 점포시세는 C급지와 별 차이가 없다.

10평 기준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쳐 1억원 이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혼란성을 뒤집어 해석하면 앞으로 무한한 변화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FC창업코리아 이준 이사는 "이 거리에서는 갈수록 음식점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동대문처럼 유행을 곧바로 따라가는 자체 디자인 의류와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소형 점포들이 음식점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