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大해부] (17) 대학로 ‥ 공연없는 월요일엔 매출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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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빠꾸'다.'전국 1등'도 있네."
지난 16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는 게임전문 케이블TV에서 '장애인의 날' 특집방송 촬영이 진행됐다.
이날 촬영에는 KBS 개그콘서트 소속의 인기 개그맨 4명이 참여했다.
뜻하지 않게 연예인을 만난 주말 나들이객들은 추억을 담기 위해 너도나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학로는 공연문화의 거리로 통한다.
주말 데이트를 위해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임현승씨(26)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오는데 공연도 볼 수 있고 젊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공연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한 상권이다 보니 주중보다 주말,학기 중보다 방학 때 매출이 높다.
숯불화로구이전문점 '곰내미'의 오흥환 사장(49)은 "주말 매출이 주중에 비해 30%가량 높다.
반대로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는 주말의 절반으로 매출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1~2층을 합쳐 100평에 달하는 이곳의 한 달 평균 매출은 약 8000만원 선.지난해에 비해 15~20% 정도 감소한 수치라고 한다.
대학로 상권은 대로변을 기준으로 동숭동 쪽과 대명거리 쪽 특성이 다르다.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쪽은 공연장을 중심으로 커피숍,고급 레스토랑,라이브 카페,대형 고깃집이 밀집되어 있는 반면 대명거리 쪽은 최근 들어 판타지움 영화관을 중심으로 의류,잡화,중저가 식당 및 호프집이 모여 있다.
즉 동숭동 쪽은 이른바 공연장 상권,대명거리 쪽은 유흥상권으로 보면 된다.
밤거리 풍경도 차이가 있다.
동숭동 쪽은 밤 10시 이후 유동인구가 급격이 줄어드는 반면 맞은편 대명거리 쪽은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대학로 상권은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차츰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학로부동산의 김종환 대표는 "A급지인 대명거리에서조차 권리금이 많이 떨어져 매물로 나오고 있다"면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퇴출되면 그 자리에 자금이 풍부한 대기업 직영점이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동숭동부동산의 전성일 대표도 "업소 간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등 상권의 다운 그레이드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상권이 위축되는 원인이 비단 경기침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차장 자리가 부족해 주차난이 심각한 것도 문제다.
마효수 낙산가든 영업부장(46)은 "가게 인근에 있던 전용 주차장 자리에 건물이 들어서 주차하기가 불편해지면서 손님이 줄고 있다"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0%가량 하락했다"고 밝혔다.
낙산가든은 300평의 넓은 매장에 객단가(손님 1인당 지출액)가 3만원 정도로 대학로에서 가장 비싼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대학로 일대가 문화지구로 지정된 것도 상권 발전에는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로부동산의 김종환 대표는 "문화지구 지정 이후 PC방,노래방,DVD방 등과 같은 오락업종 신규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강력한 업종 규제가 경기침체와 맞물려 대학로 일대 빌딩의 공실률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대명거리 쪽은 약 10~15%,동숭동 쪽은 30~40% 정도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변한 쇼핑 공간이 없는 것도 대학로 상권의 취약점이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정보센터 박사는 "대학로에서는 안 되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영화관이며 다른 하나는 옷가게"라고 말했다.
그는 "쇼핑 공간 부재가 상권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덧붙였다.
상권 자체가 위축되다 보니 업소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7년째 대명거리 쪽 도로변에서 영업 중인 김송자 아이엠호프 사장(43)은 "주변에 싸게 파는 곳이 많아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면서 "규모가 작은 곳은 불경기 때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80평에 달하는 이 가게는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월 임대료 850만원을 내고 있다.
한 달 매출은 6000만~7000만원 정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남다른 전략으로 승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명거리 맞은편 피자헛 빌딩 6층에 위치한 주점 '준코21'은 300평의 넓은 매장과 저렴한 가격,독특한 서비스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5월 오픈 이후 매출이 100% 이상 늘어 현재 한 달 평균 매출이 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점장 고재대씨(24)는 "1만5900원에 메인 안주를 포함해 12가지의 다양한 안주를 무료 서비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지난 16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는 게임전문 케이블TV에서 '장애인의 날' 특집방송 촬영이 진행됐다.
이날 촬영에는 KBS 개그콘서트 소속의 인기 개그맨 4명이 참여했다.
뜻하지 않게 연예인을 만난 주말 나들이객들은 추억을 담기 위해 너도나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학로는 공연문화의 거리로 통한다.
주말 데이트를 위해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임현승씨(26)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오는데 공연도 볼 수 있고 젊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공연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한 상권이다 보니 주중보다 주말,학기 중보다 방학 때 매출이 높다.
숯불화로구이전문점 '곰내미'의 오흥환 사장(49)은 "주말 매출이 주중에 비해 30%가량 높다.
반대로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는 주말의 절반으로 매출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1~2층을 합쳐 100평에 달하는 이곳의 한 달 평균 매출은 약 8000만원 선.지난해에 비해 15~20% 정도 감소한 수치라고 한다.
대학로 상권은 대로변을 기준으로 동숭동 쪽과 대명거리 쪽 특성이 다르다.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쪽은 공연장을 중심으로 커피숍,고급 레스토랑,라이브 카페,대형 고깃집이 밀집되어 있는 반면 대명거리 쪽은 최근 들어 판타지움 영화관을 중심으로 의류,잡화,중저가 식당 및 호프집이 모여 있다.
즉 동숭동 쪽은 이른바 공연장 상권,대명거리 쪽은 유흥상권으로 보면 된다.
밤거리 풍경도 차이가 있다.
동숭동 쪽은 밤 10시 이후 유동인구가 급격이 줄어드는 반면 맞은편 대명거리 쪽은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대학로 상권은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차츰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학로부동산의 김종환 대표는 "A급지인 대명거리에서조차 권리금이 많이 떨어져 매물로 나오고 있다"면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퇴출되면 그 자리에 자금이 풍부한 대기업 직영점이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동숭동부동산의 전성일 대표도 "업소 간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등 상권의 다운 그레이드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상권이 위축되는 원인이 비단 경기침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차장 자리가 부족해 주차난이 심각한 것도 문제다.
마효수 낙산가든 영업부장(46)은 "가게 인근에 있던 전용 주차장 자리에 건물이 들어서 주차하기가 불편해지면서 손님이 줄고 있다"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0%가량 하락했다"고 밝혔다.
낙산가든은 300평의 넓은 매장에 객단가(손님 1인당 지출액)가 3만원 정도로 대학로에서 가장 비싼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대학로 일대가 문화지구로 지정된 것도 상권 발전에는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로부동산의 김종환 대표는 "문화지구 지정 이후 PC방,노래방,DVD방 등과 같은 오락업종 신규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강력한 업종 규제가 경기침체와 맞물려 대학로 일대 빌딩의 공실률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대명거리 쪽은 약 10~15%,동숭동 쪽은 30~40% 정도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변한 쇼핑 공간이 없는 것도 대학로 상권의 취약점이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정보센터 박사는 "대학로에서는 안 되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영화관이며 다른 하나는 옷가게"라고 말했다.
그는 "쇼핑 공간 부재가 상권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덧붙였다.
상권 자체가 위축되다 보니 업소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7년째 대명거리 쪽 도로변에서 영업 중인 김송자 아이엠호프 사장(43)은 "주변에 싸게 파는 곳이 많아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면서 "규모가 작은 곳은 불경기 때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80평에 달하는 이 가게는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월 임대료 850만원을 내고 있다.
한 달 매출은 6000만~7000만원 정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남다른 전략으로 승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명거리 맞은편 피자헛 빌딩 6층에 위치한 주점 '준코21'은 300평의 넓은 매장과 저렴한 가격,독특한 서비스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5월 오픈 이후 매출이 100% 이상 늘어 현재 한 달 평균 매출이 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점장 고재대씨(24)는 "1만5900원에 메인 안주를 포함해 12가지의 다양한 안주를 무료 서비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