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역 상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상가는 코엑스몰이다.

업종은 다양하나 의류,잡화,액세서리,팬시,화장품 등 판매업종 점포가 140여개로 절반을 넘고 나머지 100여개가 외식,서비스 업종 가게다.

외식만 해도 패스트푸드,패밀리레스토랑,만두,베이커리 등 종류에 상관없이 장사가 잘 된다.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상권분석팀장은 "코엑스 일대 오피스 인구와 주말에 서울 전역에서 놀러오는 인구를 감안하면 지하상가는 점포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점포 확보는 지극히 어렵다.

나가는 점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하상가 관리를 맡고 있는 현대백화점 코엑스운영팀 관계자는 "20평 이상 매장이 나올 경우 신문에 공고 후 현장설명회와 자격심사를 거친 뒤 최고가로 입찰에 응한 사람을 점주로 선정하며 20평 미만 점포는 코엑스 홈페이지에 선정절차를 공고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권리금 부담이 없기 때문에 가게 매물이 나오기만 기다리는 사람이 80명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동 상권 중 지상 구역은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이다.

도심공항터미널 맞은 편과 현대백화점 건너편에 형성된 먹자골목을 말한다.

이 일대에 흩어진 벤처,금융,유통,무역 업체들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점심과 저녁 장사를 하는 상권이란 뜻이다.

이에 따라 지하의 코엑스몰 상가와는 업종이나 고객 등이 판이하다.

코엑스몰 고객의 절반이 10대와 20대 초반인데 비해 먹자골목의 주 고객은 2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폭넓게 분포한다.

코엑스몰에서 볼 수 없는 감자탕,설렁탕,노래방,단란주점,마사지방이 먹자골목에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우선 도심공항터미널 맞은 편에는 한정식집이 유망하다.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는 물론 오피스가에서 매출이 떨어지는 주말에 관광객 수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격은 중고가로 책정하되 품격높은 매장을 꾸며놓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업종이 다양하지 않은 이 지역 특성을 감안해 참치회정식 전문점은 블루오션 업종이란 점에서 성공 확률이 높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접대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지역이므로 고급 일식집은 특화된 가게가 아니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구역은 음식점이 강세이나 군데군데 맥주전문점이나 접대부를 둔 카페도 눈에 띈다.

주점은 대부분 가격이 비싸 단골위주 장사가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

현대백화점 무역점 맞은 편 먹자골목은 테헤란로와 접한 골목 입구에서 대명중학교 담벼락까지 이어지는 직사각형 상권이다.

테헤란로에 즐비한 오피스 빌딩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점심,저녁 장사가 기반인 곳이다.

이곳의 특징은 가건물 포장마차에서 고급 일식집까지 다양한 업종이 분포한다는 점이다.

상가가 특색없이 이뤄져 시간이 갈수록 고객들이 떠나 상권이 힘을 잃은 상황이다.

새로운 업종이나 새단장한 가게를 보기도 어렵다.

'신선한 피'로 수혈이 어렵다는 얘기다.

원인은 임대료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1층 20평 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 1억5000만~2억5000만원,보증금 8000만~1억5000만원,월 임대료 250만~4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접한 도심공항터미널 맞은 편보다 장사는 훨씬 안되는데,초기 투자비나 임대료 수준은 비슷한 실정.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이 구역 직장인들은 퇴근 후 지하철을 이용해 강남역이나 신천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평일 직장인 회식수요가 줄고 주말은 배후 주택가 주민들이 내려오지 않아 상인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