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도곡 상권의 최대 장점은 국내 최고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주변 아파트단지의 두터운 소비계층이다. 현재도 소비시장 기반이 국내 최고 수준인데 재건축을 통해 갈수록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점은 특히 매력적이다.

이 지역은 서울에서도 보기 드물게 아파트 단지상가와 도로변 상가가 같이 발달한 곳이다. 그만큼 구매력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동인구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어떤 업종을 하더라도 대박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충고한다.

더욱이 아파트값 급등에 따라 상가임대료도 덩달아 올라 차별화된 아이템이나 특별한 경영노하우가 없으면 장사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서울의 다른 상권들과 다를 바 없다. 주민들이 의류 쇼핑은 강남 롯데백화점에서 해결하고 생필품은 양재동 하나로마트 등 할인점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일반상가 창업은 철저히 틈새시장과 특색있는 아이템을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

국내 사교육시장의 메카답게 중·고생 자녀를 둔 중·장년층이 많은 것도 이 상권의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와 학생을 둘 다 노리는 장사는 절대로 안 된다"면서 "말 그대로 선택과 집중을 해서 한쪽에 맞춰 창업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병원에 비해 약국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어서 약국이 창업 권장업종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업종이 겹치지 않도록 특화하는 게 성패를 가른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치역 역세권에 있는 K치킨은 얼마 전 옆 건물의 T치킨에 밀려 문을 닫아야 했다.

이 지역은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매장 회전율만으로 수지를 맞추기는 힘들다.

따라서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하철 3호선 도곡역과 대치역 사이 상가의 경우 임대료는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에서 1억원,월세 150만원에서 200만원,권리금 1억원에서 2억원 정도다.

강남 롯데백화점 사거리의 한티역(지하철 분당선)과 은마사거리 사이 상가도 비슷한 수준이다.

창업컨설팅 업체 조인스월드의 이현승 대표는 "큰 노하우가 없는 소자본 창업일수록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도시락 전문점 같은 단일메뉴로 승부하고 가급적 1층에서 창업해야 한다"며 "수요층이 두터운 곳이니 만큼 서비스 계통 창업도 좋기 때문에 '가사 도우미 서비스' 창업을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 근처에서는 베이커리형 카페도 해볼 만하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서준 팀장은 "건너편 타워팰리스 쪽에 빵집과 아이스크림 집이 있기는 하지만 중간에 있는 도로가 8차선이나 되기 때문에 도곡역 남쪽과 북쪽이 끊긴다"며 "북쪽에 사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빵집 안에 테이블을 놓고 카페 분위기를 연출한 전문점을 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롯데백화점 사거리를 지나는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과 대치동 은마사거리 사이 대로변에서는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저녁식사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장사도 괜찮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