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이동 먹자골목은 강남 일대에서도 외식상권으로선 일급으로 통한다. 송파구청을 중심으로 송파구 강동구 일대 공공기관과 오피스 근무자들의 외식 및 유흥 수요를 충족하는 곳이 바로 '방이먹자골목'이다.

이곳은 올림픽이 열린 1988년부터 상권 모습을 갖추기 시작,지하철 8호선이 잠실을 통과하면서 강동구와 경기 성남 등지의 유입인구도 한층 늘어나게 됐다.

최근 송파구청 사거리 일대에 금융회사와 오피스빌딩,주상복합건물 등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먹자상권의 수요 기반이 더욱 탄탄해졌다.

방이먹자골목의 주 고객층은 30,40대 남성 직장인이며 저녁장사가 핵심이란 게 특징이다.

인근의 신천역상권과 비슷한 유흥상권이지만 신천역이 20대 일색인 데 비해 중년층이 떠받치는 상권이란 점이 다르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업종 분포가 달라지므로 신천역에선 돼지고기집이 중심축을 이루는 데 비해 방이동은 횟집이 주종이다.

먹자골목의 출발점은 송파구청에서 대각선으로 건너편 아치가 세워져 있는 곳이다.

여기서 올림픽공원쪽으로 곧게 뚫려있는 약 500m 거리의 직선도로변이 메인상권이라 할 수 있다.

유흥상권 입구에 대형 교회가 버티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메인상권의 특징은 대형·독립 점포로 요약된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메인상권은 최소한 50평 이상 중대형 음식점들로 채워져 있다"면서 "맛 하나로 명성을 얻은 곳이 많아 초보창업자들에게는 벅찬 상권"이라고 말했다.

메인상권은 1층 20평 기준으로 권리금 2억원 보증금 1억원 정도로 시세가 비쌀 뿐더러 매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도로변 음식점들과 나란히 노래방 단란주점 등 유흥주점이 빼곡히 들어차있고 유흥주점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모텔 100여개가 풍납로를 따라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노래방이나 모텔 중 일부 매물이 나오지만 투자 매력은 없다는 게 서 팀장의 조언이다.

메인상권 중간에서 남쪽으로 난 좁은 도로변 300여m도 메인상권에 버금가는 먹자골목을 이루고 있다.

이면골목이 많아 점포 수는 메인상권보다 더 많지만 중소형 위주란 점이 다르다.

여기선 1억~2억원 선에 괜찮은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이곳도 수요 기반은 30,40대 남성 직장인들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감자탕 삼겹살 실내포장마차 오뎅바 등 웬만한 외식업종은 모두 포진하고 있어 특징있는 가게가 아니면 매출을 올리기 힘든 곳"이라며 "외래향과 같은 중가 중식당이라든가,테헤란로 일대에 개점 열풍이 불고 있는 섹시바처럼 매장 컨셉트가 독특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권에 비해 숫자가 적은 맥주전문점이나 오피스가에서 매출이 오르는 것으로 검증된 퓨전주점도 유망 업종으로 꼽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배후의 단독주택가를 겨냥한 근린업종이나 배달업종은 위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식업종 일색인 이 거리에서 유일한 제과점이 파리를 날리는 것은 주택가 주민들의 동선이 다르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놀부 항아리갈비 매장에서 방이시장쪽으로 난 좁은 도로변은 문자 그대로 근린상권이다.

현재 문을 열고 있는 가게만 보더라도 치킨 피자 세탁소 등 전형적인 근린 업종 일색이다.

20평 매장 기준 5000만원 안팎으로 점포 확보가 가능하고 월세가 100만~150만원 선에 불과하나 대박에 대한 기대도 금물이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화장품이나 분식점이 인근에 드물어 단골고객만 확보하면 기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곳"이라고 조언했다.

방이먹자골목에서 약 3km 떨어진 방이역 인근에도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방이역 먹자골목은 대림 현대 코오롱 한양 등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여 있어 방이먹자골목과는 수요 기반이나 업종 분포가 판이하다.

유흥보다는 가족 단위 외식과 접대 수요가 강한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선 고급 레스토랑이나 고급 일식집이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