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동 먹자골목에서 17년째 음식장사를 해온 박상진 동해회센터 사장(53)은 자칭타칭 '방이동 터줏대감'이다.

박 사장은 적절한 시점마다 품목을 바꿨던 전략에서 장수 비결을 찾았다.

1989년 불닭집으로 시작한 음식점은 오리고기집,갈비집을 거쳐 횟집에 이르기까지 4번의 변신을 거쳤다.

오리고기집을 빼고는 재미가 좋았다.

"장사가 너무 침체에 빠져 있다 싶으면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시도해야 합니다.

상권의 정서를 잘 파악한 뒤 통할 것 같은 아이템을 찾았다면 주저하지 말아야지요." 박 사장은 경쟁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자 불닭집을 포기했고 광우병 파동이 장기화하면서 숯불갈비집을 접었다.

지금 운영하는 횟집은 '웰빙코드'에 맞춰 1년 전 시작했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3000만원 정도 들었지만 아깝지 않았다.

40평 매장(85석)에서 하루 2~3회전 하며 평균 200만원 이상의 매출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매일 가게에 나와 직접 대소사를 챙긴다.

카운터 보는 일을 주로 하지만 종업원 관리와 지도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사장이 손님을 접대하는 마음가짐과 종업원이 손님을 접대하는 마음가짐이 같을 수 없죠.서비스업종인 만큼 종업원의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박 사장은 종업원 가운데는 하루 단위로 일을 하거나 2~3개월만 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많아 인력 관리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박 사장 동생들 역시 방이동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다.

상연씨(49)의 장군보쌈과 순금씨(44)의 정동진세꼬시도 성업 중이다.

박 사장이 특별한 영업노하우를 전수해준 적은 없다.

다만 이렇게 말한다.

"가족이 음식점을 열어도 맛이 없으면 몰래 다른 집을 찾아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박 사장은 방이동에서 창업하려는 초보자들에게 '목 좋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돈이 없다고 구석으로 들어가면 투자비만 날리기 십상이니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돼요."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