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은 공예품과 그림,도자기,한지,한복,문방사우 등 전통 상품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상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전통 찻집과 민속주점,한정식 등 외식 전문점들이 어우러져 있다.

문화의 거리인 만큼 본격적인 유흥업종은 할 수 없다.

그래서 직장남성들의 발길은 뜸한 편이다.

시장 수요기반은 외국 관광객과 국내 거주 외국인,그리고 가족단위 나들이객들과 주부들,인사동 인근 오피스가의 직장 여성들이다. 여기에 전통분위기 속에서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이 가세한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전통의 거리라는 상권 특성과 행정적 제약으로 인사동에서 할 수 있는 업종은 한정돼있다"면서 "전통 품목은 오랜 거래 노하우가 필요해 초보자가 쉽게 덤벼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 상권에 진출한 만두나 면류 프랜차이즈 체인점은 장사가 아주 잘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맛보는 것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데다 직장여성들도 식사량에 부담이 적은 면류를 선호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런 음식점에서 취급하는 메뉴는 메밀국수,우동,만두,칼국수 등으로 국한된다.

인사동은 유동인구에 비해 소비지출이 그리 크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마찬가지여서 대박 점포를 찾기가 힘든 지역이다.

그러나 키오스크 형태의 간이매대에서 호떡이나 토스트,음료,주스 등을 팔면 의외로 장사가 짭짤한 곳이다.

소형 액세서리나 기념품도 간이매대에 적합한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인사동은 외식이나 쇼핑을 즐기기 위해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전통 문화의 향취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다니면서 먹을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패스트푸드가 가장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정식집들이 이미 많지만 개성이 뚜렸한 메뉴나 분위기 연출에 자신이 있으면 도전해볼만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맛보다 인사동에 맞는 아웃테리어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문,현관,정원,마당 등은 전반적으로 흐름을 살려야지 일부 흉내만 내는 정도로는 손님을 끌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여느 오피스가처럼 고깃집이나 횟집 등 식사와 주류를 겸할 수 있는 업종은 인사동과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야간에는 전통 고옥에서 식사를 즐기려는 손님과 식사는 다른 곳에서 하고 민속주점을 찾아오는 손님 등 두 부류로 나뉜다"고 말했다.

인사동과 인접한 종로3가 역세권도 도심 상권에선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 상권은 종로3가 대로변 양쪽과 이면 먹자골목을 가리킨다.

대로변의 경우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탑골공원에 이르는 동선보다는 맞은 편 학원가 동선의 유동인구가 훨씬 많다.

유동인구의 흐름이 종로3가역에서 관철동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권리금이 15평 점포 기준 3억~5억원을 호가한다.

그만큼 장사가 잘된다는 얘기다.

서준 팀장은 "이곳의 주 고객인 학원생들을 겨냥한 패스트푸드,카페형 베이커리,소형 레스토랑,저가 스파게티 전문점 등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상권 동쪽의 서울극장과 서쪽의 씨네코아 등 두 영화관을 축으로 가운데 형성된 골목에는 이 일대 공구시장 관련 상인과 종업원들이 주로 들르는 식당과 주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공구시장을 터전으로 밤 늦게 가게 문을 닫는 사람들이 점심과 저녁을 해결할 수 있는 고깃집과 탕류 식당이 이곳에 적합한 업종이다.

고급스런 인테리어가 필요없는 허름한 호프집도 이 골목에서 먹힌다.

그러나 점포시세가 20평 기준으로 권리금 1억원을 호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객단가가 낮은 분식점보다는 고깃집이 더 실속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