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주변 종로 일대에는 최대·최고(最古)를 자랑하는 상가들이 많다.

이들은 인사동 전통물품과 더불어 문화예술의 거리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종각에서 종로3가로 이어지는 국내 최대 귀금속상가가 대표적이다.

전국적으로 1만여개 귀금속업소들 중 3000여개가 밀집해 있으며 가공업소도 전국 2500여개 중 종로구에만 1500여개가 들어서 있다.

금 가격의 상승과 경쟁 과열로 인해 업소들의 사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흘러가는 종로 유동인구의 발길을 잡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예물을 주로 취급하는 새미주얼리 박승관 사장은 "인터넷 카페 등을 운영하며 고객들과 활발하게 접촉한다"며 "무료결혼식 행사 등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20평 매장에 일평균 고객은 30명 선. 이 중 예비신랑·신부들이 5명 정도를 차지한다.

그는 "이전엔 예물을 하는 데 400만~500만원 정도를 지출했으나 현재는 200만~300만원 정도로 거품이 많이 빠진 상태"라며 "임대료가 평당 50만원 가까이 하는 대로변 상가에 자리잡은 만큼 차별화만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총 2000여평의 면적에 300여개의 악기판매업소가 밀집해 있는 낙원상가는 현악기,관악기,타악기,전자음향 등 수천여개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는 국내 최대 악기전문 상가다.

강정호 상인조합회 회장은 "판매·수리 뿐 아니라 국내를 공연차 방문한 외국밴드나 각종 대사관 파티에 악기를 대여하는 등 사업영역이 매우 넓다"며 "몇 십년간 한 가지 악기에만 몰두한 점주들이 직접 판매하는 만큼 물품 구입에 있어 충실한 조언자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지금은 종각을 거쳐 종로3가까지 이어지는 대로 양측 이면에 들어선 주점,음식점을 피맛골로 모두 지칭하나 사실은 피맛골의 원조도 인사동이다.

'마님은 왜 돌쇠에게만 쌀밥을 주실까'란 이름의 가게로 20년 동안 피맛골을 지킨 이주환 사장은 "같은 가격 대비 국내 최대의 양이 피맛골"이라고 강조한다.

1,2층 60평 규모로 30개의 테이블을 갖춘 매장의 평균 고객은 150명 선. 주말엔 200명을 넘어선다.

객단가(고객 1인당 지출액)는 6000원이다.

객단가가 낮은 것 같지만 전략은 박리다매.일명 '세숫대야 떡볶이'는 9000원의 가격에 여타 주점의 4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