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우리가게 주치의] 하남 재래시장 15평 참기름집, 업종전환 하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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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 저는 경기도 하남시 신장1동의 신장재래시장에서 기름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래원이라고 합니다.
15평짜리 가게에 기계를 설치하고 들기름과 참기름을 짜서 주로 팔고요. 깨나 고추도 함께 취급하고 있습니다.
2003년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1970년대 중반부터 이 자리에서만 30년 정도 장사를 하셨습니다.
제가 대를 이어 가게를 물려받은 건 2001년입니다.
저는 원래 전기설비 기사로 직장생활을 8년 정도 하다가 IMF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으로 시장 상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손님 중 80%는 50,60대 주부들입니다.
20,30대 젊은 주부들은 시장보다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요.
사실 우리 집 기름은 즉석에서 짜기 때문에 식품업체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것보다 맛이 훨씬 고소합니다.
값은 350㎖짜리가 6000~7000원으로 슈퍼에서 살 때보다 1000원 정도 더 비싸지요.
주부 고객들은 보통 1000원부터 1만원까지 돈을 쓰는데,하루 50명 정도 다녀갑니다.
시장에 장보기하러 나오는 주부들 외에 인근 식당 거래처도 있습니다.
주문은 한달에 10건 정도인데,거래가 오래 가지를 못합니다.
식당 주인들은 싼 물건만 찾기 때문에 거래처를 수시로 바꾸는 거지요.
지난 5년간 매년 손님이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2003년 근처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200평 짜리 슈퍼가 들어선 뒤 고객이 더 빠져나가는 느낌입니다.
2001년 당시 아이 둘이 네살과 한살로 갓난애였을 땐 한달 매출이 800만원 정도 올랐지요.
재료비와 가게운영비 빼고 한 300만원은 집에 가져갔어요.
애들도 어리고 해서 한달 생활비 150만원 쓰고 나머지는 주택마련저축도 하고 그랬지요.
그런데 지금은 한달에 600만원 매출 올리기도 빠듯하고요,제 손에 쥐는 건 200만원 고작입니다.
그나마 가게를 소유하고 있어 다행이지,월세까지 내고 나면 생활이 불가능한 거지요.
아이들 교육비에,대출이자 상환까지 200만원으로 도저히 감당이 안 돼 1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꽉 차가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부득이 업종전환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문가들께서 도움을 좀 주세요.
--------------------------------------------------------------
대로변 하루 100만원 매출 점포 수두룩
>>> 상권분석 해보니
신장재래시장은 하남시에서 가장 큰 시장입니다.
인구 20여만명이 사는 하남시에는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주부들의 장보기는 신장재래시장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외출복이나 가전제품 등 고가상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서울 잠실이나 천호동으로 나가게 되지요.
또 10,20대 젊은이들도 별다른 유흥상권이 없는 하남시를 벗어나 잠실이나 천호동으로 향하지요,그러나 저녁 시간대에 30-50대 주부들은 여지없이 신장재래시장으로 나오게 됩니다.
서울까지 장보러 나간다는건 번거롭기 때문이죠.인근에 덕풍시장이 있지만 5일장이어서 경쟁상대가 못됩니다.
한마디로 신장재래시장 일대는 현재 하남시에서 황금상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장안 뿐만 아니라 신장사거리 인근 대로변 점포들도 하루 1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점포들이 수두룩합니다.
이 때문에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점포들의 권리금은 2억원을 호가하는 실정이죠.30,40대 주부들을 타깃으로 하는 캐주얼 의류와 화장품 가게들의 경우 동일 브랜드 전국 체인점 중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짭짤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즉,신장동 상권의 소비자 흡입력이 강력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신장재래시장은 유동인구 측면에서 전국 어느 재래시장에 비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주께서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것은 취급 상품 때문이지,상권이나 입지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생활잡화 '천원숍' 좋지만 대박은 힘들어
>>> 해볼만한 업종은...
재래시장 안에서 할 수 있는 업종은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서비스업은 제외돼야죠.남는 것은 판매업 아니면 외식업입니다.
우선 판매업부터 살펴볼까요.
주부들이 신선식품을 구매한 뒤에 부수적으로 살 수 있는 저가의 소모품을 취급하는게 좋습니다.
양말이나 내의류가 대표적이죠.정장 의류나 가전제품처럼 목적구매에 해당하는 상품을 사기위해 재래시장에 나오는 소비자는 없다고 보는게 합리적인 생각일 겁니다.
같은 통로에 있는 주방용품이나 신발 가게마저 손님이 별로 없는 형편인데,고가의 패션상품이나 전자 제품 등은 재래시장 상가에서 애당초 어울릴 수가 없겠지요.
예컨대 천냥하우스를 표방하고 잡다한 생활잡화들을 1000원 안팎에 판매하는 전략은 재래시장 안에서도 먹힐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실이나 안방,욕실 등에 놓을 수 있는 소품이나 손톱깎이,이쑤시개,방향제,방석 등이 생활잡화에 해당하겠죠.다만 상품구색은 다양해야 합니다.
대형 할인점 등에서 많은 상품을 보는데 익숙한 소비자들을 단순한 상품구색으로 끌어들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비슷한 업종 가게들이 시장 안에 이미 문을 열고 있어 대박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생각되네요.
/이현승 조인스월드 대표
저녁 술 손님 겨냥 순대.보쌈도 괜찮을듯
>>> 음식점을 한다면...
전통 재래시장에 걸맞는 외식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유동인구가 뒷받침되는 재래시장이기 때문에 조건이 더욱 좋은 편이죠.주부들이 다니는 시장 통로쪽에 가마솥 2개를 설치하고 설렁탕,감자탕,냉면육수,사골탕 등을 끓여내면 주부들의 시각과 후각,미각을 골고루 자극할 수 있습니다.
판매방식은 테이크 아웃을 주력으로 해야 합니다.
장보러 오는 주부들의 특성상 매장 안에 들어와 느긋하게 음식을 즐길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우려낸 국물 맛에 반한 주부들은 단골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탕 종류만 취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품질좋은 고추나 맛깔스런 반찬을 함께 취급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어차피 고객은 주부들이고 모든 상품이 주부들의 필수품인 까닭입니다.
만약 대로변 상가에서 여러가지 메뉴를 취급했다간 망하기 십상이겠죠.재래시장이니까 먹거리를 이것저것 다 취급해도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시장만의 장점이기도 하겠죠,점주께선 이런 특성들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저녁 술 손님을 위해 순대,닭발,보쌈 등 안주류를 취급할 수도 있어요.
매출이 나올만한 여지는 충분하니까요.
다만 외식업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게 약점인데요,전문 교육기관에서 1-2주 교육 받으면 이 문제도 해결됩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입니다.
음식업이 힘들고 지저분하다고 해서 판매업을 택한다는 것은 이 상권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가게를 새로 단장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업종은 전통 음식을 취급하는 외식업으로 생각됩니다.
/장형심 씨앤쿡 외식요리연구원장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15평짜리 가게에 기계를 설치하고 들기름과 참기름을 짜서 주로 팔고요. 깨나 고추도 함께 취급하고 있습니다.
2003년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1970년대 중반부터 이 자리에서만 30년 정도 장사를 하셨습니다.
제가 대를 이어 가게를 물려받은 건 2001년입니다.
저는 원래 전기설비 기사로 직장생활을 8년 정도 하다가 IMF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으로 시장 상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손님 중 80%는 50,60대 주부들입니다.
20,30대 젊은 주부들은 시장보다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요.
사실 우리 집 기름은 즉석에서 짜기 때문에 식품업체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것보다 맛이 훨씬 고소합니다.
값은 350㎖짜리가 6000~7000원으로 슈퍼에서 살 때보다 1000원 정도 더 비싸지요.
주부 고객들은 보통 1000원부터 1만원까지 돈을 쓰는데,하루 50명 정도 다녀갑니다.
시장에 장보기하러 나오는 주부들 외에 인근 식당 거래처도 있습니다.
주문은 한달에 10건 정도인데,거래가 오래 가지를 못합니다.
식당 주인들은 싼 물건만 찾기 때문에 거래처를 수시로 바꾸는 거지요.
지난 5년간 매년 손님이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2003년 근처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200평 짜리 슈퍼가 들어선 뒤 고객이 더 빠져나가는 느낌입니다.
2001년 당시 아이 둘이 네살과 한살로 갓난애였을 땐 한달 매출이 800만원 정도 올랐지요.
재료비와 가게운영비 빼고 한 300만원은 집에 가져갔어요.
애들도 어리고 해서 한달 생활비 150만원 쓰고 나머지는 주택마련저축도 하고 그랬지요.
그런데 지금은 한달에 600만원 매출 올리기도 빠듯하고요,제 손에 쥐는 건 200만원 고작입니다.
그나마 가게를 소유하고 있어 다행이지,월세까지 내고 나면 생활이 불가능한 거지요.
아이들 교육비에,대출이자 상환까지 200만원으로 도저히 감당이 안 돼 1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꽉 차가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부득이 업종전환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문가들께서 도움을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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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변 하루 100만원 매출 점포 수두룩
>>> 상권분석 해보니
신장재래시장은 하남시에서 가장 큰 시장입니다.
인구 20여만명이 사는 하남시에는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주부들의 장보기는 신장재래시장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외출복이나 가전제품 등 고가상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서울 잠실이나 천호동으로 나가게 되지요.
또 10,20대 젊은이들도 별다른 유흥상권이 없는 하남시를 벗어나 잠실이나 천호동으로 향하지요,그러나 저녁 시간대에 30-50대 주부들은 여지없이 신장재래시장으로 나오게 됩니다.
서울까지 장보러 나간다는건 번거롭기 때문이죠.인근에 덕풍시장이 있지만 5일장이어서 경쟁상대가 못됩니다.
한마디로 신장재래시장 일대는 현재 하남시에서 황금상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장안 뿐만 아니라 신장사거리 인근 대로변 점포들도 하루 1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점포들이 수두룩합니다.
이 때문에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점포들의 권리금은 2억원을 호가하는 실정이죠.30,40대 주부들을 타깃으로 하는 캐주얼 의류와 화장품 가게들의 경우 동일 브랜드 전국 체인점 중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짭짤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즉,신장동 상권의 소비자 흡입력이 강력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신장재래시장은 유동인구 측면에서 전국 어느 재래시장에 비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주께서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것은 취급 상품 때문이지,상권이나 입지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생활잡화 '천원숍' 좋지만 대박은 힘들어
>>> 해볼만한 업종은...
재래시장 안에서 할 수 있는 업종은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서비스업은 제외돼야죠.남는 것은 판매업 아니면 외식업입니다.
우선 판매업부터 살펴볼까요.
주부들이 신선식품을 구매한 뒤에 부수적으로 살 수 있는 저가의 소모품을 취급하는게 좋습니다.
양말이나 내의류가 대표적이죠.정장 의류나 가전제품처럼 목적구매에 해당하는 상품을 사기위해 재래시장에 나오는 소비자는 없다고 보는게 합리적인 생각일 겁니다.
같은 통로에 있는 주방용품이나 신발 가게마저 손님이 별로 없는 형편인데,고가의 패션상품이나 전자 제품 등은 재래시장 상가에서 애당초 어울릴 수가 없겠지요.
예컨대 천냥하우스를 표방하고 잡다한 생활잡화들을 1000원 안팎에 판매하는 전략은 재래시장 안에서도 먹힐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실이나 안방,욕실 등에 놓을 수 있는 소품이나 손톱깎이,이쑤시개,방향제,방석 등이 생활잡화에 해당하겠죠.다만 상품구색은 다양해야 합니다.
대형 할인점 등에서 많은 상품을 보는데 익숙한 소비자들을 단순한 상품구색으로 끌어들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비슷한 업종 가게들이 시장 안에 이미 문을 열고 있어 대박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생각되네요.
/이현승 조인스월드 대표
저녁 술 손님 겨냥 순대.보쌈도 괜찮을듯
>>> 음식점을 한다면...
전통 재래시장에 걸맞는 외식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유동인구가 뒷받침되는 재래시장이기 때문에 조건이 더욱 좋은 편이죠.주부들이 다니는 시장 통로쪽에 가마솥 2개를 설치하고 설렁탕,감자탕,냉면육수,사골탕 등을 끓여내면 주부들의 시각과 후각,미각을 골고루 자극할 수 있습니다.
판매방식은 테이크 아웃을 주력으로 해야 합니다.
장보러 오는 주부들의 특성상 매장 안에 들어와 느긋하게 음식을 즐길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우려낸 국물 맛에 반한 주부들은 단골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탕 종류만 취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품질좋은 고추나 맛깔스런 반찬을 함께 취급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어차피 고객은 주부들이고 모든 상품이 주부들의 필수품인 까닭입니다.
만약 대로변 상가에서 여러가지 메뉴를 취급했다간 망하기 십상이겠죠.재래시장이니까 먹거리를 이것저것 다 취급해도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시장만의 장점이기도 하겠죠,점주께선 이런 특성들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저녁 술 손님을 위해 순대,닭발,보쌈 등 안주류를 취급할 수도 있어요.
매출이 나올만한 여지는 충분하니까요.
다만 외식업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게 약점인데요,전문 교육기관에서 1-2주 교육 받으면 이 문제도 해결됩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입니다.
음식업이 힘들고 지저분하다고 해서 판매업을 택한다는 것은 이 상권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가게를 새로 단장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업종은 전통 음식을 취급하는 외식업으로 생각됩니다.
/장형심 씨앤쿡 외식요리연구원장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