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신도시의 대표 상권인 주엽역과 라페스타 쇼핑몰이 있는 정발산역 주변은 수요층과 업종분포가 판이하다.

라페스타 쇼핑몰과 롯데백화점이 위치한 정발산역 상권이 10대와 20대의 놀이공간이라면 주엽역은 30대와 40대 직장인들의 유흥공간이 주류를 이룬다.

정발산역 상권의 핵심은 모두 6개동으로 이뤄진 라페스타 상가다.

주말에는 인근 호수공원과 중앙미관광장으로 놀러오는 인파가 급증,상가 1층 점포들의 매출이 평일의 2배로 껑충 뛰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1층에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후아유 푸마 나이키 아디다스 파스쿠찌 GS왓슨스 등 유명 1군 브랜드들이 줄지어 있다"면서 "새로 이 상권에 들어갈 경우 의류 브랜드를 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라페스타 역시 다른 상권과 마찬가지로 의류 경기 침체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 상가의 전성기였던 2003년 2억원 이상을 호가했던 권리금은 현재 1억원 이하로 내려왔다는 게 현지 부동산가의 전언이다.

이런 까닭에 아이스크림이나 선물용품 전문점을 하는 게 의류점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서 팀장은 조언했다.

이 상가 2층과 3층에는 문구 팬시 포토 액세서리 전문점과 음식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2층과 3층 가게들도 불경기와 가파른 임대료 상승의 여파로 심심치 않게 매물이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 월세는 1층 가게의 경우 300만~500만원(20평 기준),2층과 3층은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2,3층에는 가족단위로 외식을 할 만한 중식당이나 레스토랑이 유망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일산신도시 전역을 상대로 홍보전략을 편다면 주말 가족단위 고객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페스타 상가 양쪽 도로변에는 인근 오피스텔 거주자와 세무서 경찰서 구청 교육청 우체국 등 관공서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식점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아직은 저가 주점이 득세하고 있다.

이현승 조인스월드 대표는 "오피스텔 거주자들을 겨냥한 중저가 한식 업종이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페스타 E동과 F동을 끝으로 길 하나를 건너면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직선거리 100여m의 먹자골목이 나타난다.

같은 건물 1층에서 밥을 먹고,2층 주점에서 술을 한 잔 하며,3층 카페에서 취기를 달랠 수 있도록 점포들이 연관업종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곳이다.

서준 팀장은 "지은 지 오래된 건물이 대부분인 먹자골목은 1층 20평 기준 월세가 150만원 안팎으로 라페스타쪽 신축 건물보다 싼 편이어서 신규 진입자들이 눈독을 들일 만하다"면서 "허름한 개인 음식점들이 꽉 들어차 있으므로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맛이 탁월한 체인점을 고르면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엽역세권은 일산신도시가 만들어진 초기에 형성돼 상권이 점차 쇠약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엽역 2,3번 출구와 건너편 6,7번 출구(그랜드백화점 방면) 양쪽으로 배후에 아파트 단지가 버티고 있지만 주민들의 소비 수요를 뒷받침하는 근린 업종이라고는 패스트푸드와 안경점 피부관리실 학원 등이 고작이다.

홍종태 전 그랜드백화점 홍보팀장은 "주엽역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소비생활은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거의 이뤄지기 때문에 동네상권 가게들을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자리잡은 음식점들은 대부분 고기나 회 탕류를 취급하며 이들 음식점 옆으로 대형 나이트클럽이나 유흥주점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전형적인 오피스상권의 업종 분포를 띠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소형 점포를 얻을 경우엔 희소가치가 있는 낙지나 해물전문점을,대형 점포일 때는 고기 화로구이점을 하는 게 유망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