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구시가지와 강서구 화곡동 일대 노후 주택단지에 대한 뉴타운 개발론이 잇따라 흘러나와 해당 지역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이곳은 특히 강남권에 버금갈 정도로 집값이 비싼 목동신시가지에 바로 인접해 있어 뉴타운으로 개발될 경우 이른바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개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고가지분 매입 등 섣부른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화곡뉴타운 개발설 솔솔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 뉴타운 개발설이 퍼지면서 '목동 인접효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5월 말 지방선거에서 화곡 본동과 2·4·6·8동 일대 66만평을 '화곡 뉴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김도현 후보가 신임 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구체적인 개발 구상도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주민들 상당수와 중개업소는 아예 화곡뉴타운 개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하철 5호선 화곡역 주변을 중심으로 최근 새로 들어선 중개업소까지 부쩍 늘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일대는 대지지분이 작은 소형 빌라나 단독주택 등을 중심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려는 소액 투자자들이 늘면서 집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화곡동 화곡공인 관계자는 "화곡8동의 대지지분 8~9평짜리 33평형 빌라가 1억1000만~1억2000만원으로 최근 한두 달 새 1000만~2000만원 안팎 올랐다"며 "가격 상승폭이 크지는 않지만 이미 상당수 매물이 소화된 데다 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매물부족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동 구시가지도 강세 여전

화곡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노후 주택이 밀집해 있는 양천구 목2·3·4동 역시 개발 기대감이 여전하다.

이곳은 목동 신시가지와 붙어있는 데다 양천구청이 올해 초 이 일대 개발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맡겼다는 소문이 돌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목동 승지공인 안효선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억1000만~1억2000만원 하던 목 4동의 대지지분 8.5평짜리 신축빌라가 지금은 1억7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며 "구청의 개발용역 의뢰 소문이 돌자마자 투자자들이 엄청나게 몰렸다가 그나마 지금은 다소 잠잠해진 상태"라고 귀띔했다.

"화곡동 2011년 이후에나 검토"

하지만 정작 강서구나 양천구청측은 이 같은 개발소문에 난처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청은 지난 14일 '화곡뉴타운 관련 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화곡동 일대는 재개발이 추진되더라도 2011년 이후에나 사업시행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뉴타운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지은 지 20년 이상 된 노후·불량주택 비중이 60%를 넘어야 하지만 화곡동 일대는 아직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천구청 역시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목동 구시가지에 대한 개발 가능 여부를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과포장된 개발소문이나 분위기에 휩쓸려 섣부른 투자에 나설 경우 오랜기간 투자금이 묶일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 구시가지의 경우 2007년 이후 기본계획을 수립해 개발에 들어가더라도 2017년까지 최대 10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