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역 상권은 쇼핑·외식·유흥 기능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서울 인천공항 부천 김포 강화 등 각 방면으로 통하는 버스가 반드시 통과하는 교통 요지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250만명이 넘는 인천광역시 여러 상권 중에서도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오간다.

명실공히 인천 최대 상권인 셈이다.

부평역 상권의 특징 중 하나는 지하상가가 잘 발달된 점이다.

직선 길이가 500m를 넘는 4개의 지하상가가 사통팔달로 지상과 연결돼 있다.

이 지하상가가 인천 지역 소비자들의 중저가 패션 수요를 감당하는 보루인 셈이다.

1000여개에 달하는 가게들은 대부분 의류 가방 액세서리 모자 신발 등 패션상품을 취급한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지하상가에는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40대 주부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몰려온다"면서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은 유행과 가격에 민감한 데다 점포 간 경쟁도 치열해 잠시 한 눈 팔았다간 도태되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어내고 상품가격이 저렴한 공급선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정된 공간에 5평 이하 가게들이 집중되다보니 일부 업종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화장품 전문점이나 이동통신 대리점 등이 대표적인 경우.초보창업자들이 특히 주의해야할 대목이다.

지하상가에서 유망한 업종으로는 여성 속옷전문점과 잡화점 등을 들 수 있다.

속옷전문점은 경쟁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모자 벨트 가방 액세서리 핀 신발 등을 파는 잡화점은 엄청난 유동인구가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한 업종이다.

다만 백화점에서 파는 상품과는 브랜드와 가격 면에서 차별화해야 한다.

가게 입지로는 부평역과 가까운 중앙지하상가가 가장 좋다.

전철 1호선과 지하철 인천선이 환승되는 곳인 데다 지상의 먹자골목,로데오거리 등과 바로 연결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로데오거리에는 인지도가 높은 1군 브랜드가 밀집돼 지하상가와는 상품군에서 뚜렷이 구별된다.

따라서 로데오거리에서는 유명 브랜드 체인점이 제격이다.

그러나 권리금이 2억~3억원 선에 형성돼 창업자금 부담이 만만찮은 곳이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순익의 1년치를 권리금으로 계산하는 기존 관행대로라면 한달 순익이 2000만~3000만원에 달해야 하지만 이 정도 순익을 올리는 가게는 로데오거리에서 손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투자비에 비해 실속있는 장사를 할 만한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수년째 이어지는 불황이 주로 중소기업 돈으로 움직이는 인천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 데다 부평역 로데오거리를 움직이는 패션업종이 경기에 가장 민감한 까닭이다.

지하상가나 로데오거리가 패션업종 일색인 것과 달리 부평역과 시장오거리를 잇는 큰 도로 오른쪽 약 300여m 상권에는 먹자골목이 이뤄져 있다.

서울로 치면 방이동 먹자골목과 비슷한 모습이다.

방이동이 음식점,유흥주점,모텔 등 다양한 업태가 수평으로 이어져 있다면 부평역 먹자골목은 1층의 음식점을 필두로 유흥주점,노래방,나이트,모텔 등이 수직으로 연결된 점이 다르다.

대부분의 유흥상권이 그렇듯 이곳에서도 술과 식사를 겸하는 밤 장사라야 가게가 유지된다.

주변에 사무실이 거의 없어 점심 장사로는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유망 업종으로는 횟집이나 해물탕요리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삼겹살 등 고깃집은 포화상태란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이곳은 전철1호선과 지하철 인천선 등의 환승역이어서 야간 유동인구가 넘쳐난다"며 "30,40대 성인들의 집결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먹자골목에서 희소한 맥주전문점이나 해산물 요리점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먹자골목과 부평역 접점에서 분양 중인 '부평1번가 상가'는 입지가 뛰어나 새로운 점포 공급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준 팀장은 "지하상가나 부평역으로 바로 연결되는 자리여서 이 상가 1층에 커피숍,김밥집,아이스크림점 등을 낸다면 장사가 짭짤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하상가 28번 출구 앞에는 로데오상권과 시장상권이 만나는 '문화의 거리'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화'와 거리가 먼 특색없는 가게들이 이어지는 재래시장 형태의 상권이다.

이 거리의 주 고객은 30~50대 주부들이다.

여기서는 고객 특성에 맞게 중저가 여성의류와 저가 신발점 등이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