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삼씨(43)는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서 지난해 11월부터 방문 잉크ㆍ토너 충전업인 '잉크가이'(www.inkguy.co.kr)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창업 전 15년간 학원 사업을 했다.

처음 컴퓨터 학원을 차린 1988년도만 해도 국내에 한창 자격증 열풍이 불던 시기여서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사업 시작 3년 만에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습학원까지 추가로 열 정도로 사업이 잘 됐다.

하지만 약 3년 전부터 위기가 닥쳐왔다.

자격증 취득 열기가 시든 데다 정부가 사교육 억제 방안으로 학교에서 방과 후에 컴퓨터 미술 영어 등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그의 학원을 찾는 원생 수가 급감하기 시작한 것.결국 1년간 적자 운영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해 말 5000만원의 빚을 떠안은 채 컴퓨터 학원을 정리해야 했다.

점포가 안 나가니 권리금은 받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보증금만 속절없이 까먹은 뒤였다.

주변 지인들에게 융통한 1000여만원을 손에 쥔 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사업거리를 찾아 나섰다.

그러다가 우연히 신문에서 접한 것이 방문 잉크ㆍ토너 충전업.무점포 사업이어서 1250만원만 투자하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방문 잉크ㆍ토너 충전업은 가정집이나 사무실 등을 방문해 다 쓴 잉크,토너 카트리지를 충전해 주는 사업이다.

한 번 충전하는 데 5~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가격은 정품보다 최고 70%까지 저렴해 인기다.

또 충전방까지 직접 가서 잉크,토너를 충전해 오는 불편함을 줄여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잉크 및 토너 충전 외에 다양한 전산 소모품을 함께 취급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황씨는 우선 부천 상동 일대의 신도시 아파트 단지 게시판에 홍보 전단지를 붙였다.

또 A4 용지에 프린터와 카트리지 관리 요령을 적어 홍보 전단과 함께 아파트 문고리에 일일이 걸어 놨다.

더불어 '프린터가 있는 곳은 모두 나의 고객'이라는 마음으로 구역 내 상가와 사무실을 샅샅이 찾아다니며 얼굴 도장을 찍었다.

첫 달 매출은 보잘 것 없었지만 신속하고 저렴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내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한 달 평균 매출은 500만~600만원 정도.마진율은 70%에 달한다.

문의(02)392-7080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