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뉴타운에 속해 있으면서도 개발 유보지로 지정돼 있는 '기자촌'이 뒤늦게 재개발을 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진관외동 175 일대 4만6230여평 규모의 기자촌 주민들은 서울시와 은평뉴타운 사업시행자인 SH공사에 "개발유보지에서 해제해 뉴타운으로 개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자촌은 2004년 2월 은평뉴타운 3지구에 편입됐지만 당시 "그린벨트로 묶인 상태에서 낮은 땅값으로 수용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개발 유보지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뉴타운사업이 보상을 마치는 등 활기를 띠자 주민들이 "재개발을 하겠다"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여기에는 개발유보지면서도 뉴타운 구역에 속해 있어 건물 신축이나 증·개축이 제한되는 데 따른 불만도 컸다.

은평구청이 최근 기자촌 주민 5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4%가 재개발에 찬성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SH공사측은 9월 은평뉴타운 1·2지구 일반분양을 앞두고 이곳을 재개발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직접 재개발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 설문조사를 할 것"이라며 "내달 초쯤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서울시가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재개발이 되더라도 기자촌 주택조합 명의의 도로 등에 대한 보상 여부는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