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에는 한신대 강남대 장안대 협성대 성균관대(자연캠퍼스) 수원여대 등 15개 대학이 밀집해 있다.

수원역 상권이 수도권 남부지역 최대 상권으로 도약한 것도 풍부한 대학생 수요층 덕분이라 할 수 있다.

통학버스 정류장이 수원역 주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저녁 때가 되면 주변 상권에는 대학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수원역은 하루 평균 5만여명,연간 2000만명이 이용하는 유동인구 밀집 지역이다.

민자역사 내에 들어선 애경백화점과 복합상영관 CGV는 젊은 고객층을 끌어모으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수도권 전철(1호선)이 천안까지 개통되며 수원역 상권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천안에는 선문대 호서대 나사렛대 천안대 한국기술교육대 등 20여개의 대학이 있지만 아직까지 인근 상권이 발달하지 않아 이 지역 학생들이 소비를 위해 수원역 상권을 찾기 때문이다.

홍철기 애경백화점 수원점 마케팅팀장은 "천안까지 전철이 연결되며 하루 평균 매출이 21.7%,방문객 수는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강헌 일등공인중개사 대표는 "원래 수원 상권의 중심은 남문(팔달문) 주변이었으나 2003년 2월 민자역사 내에 백화점과 복합 상영관이 들어서며 현재는 이 지역이 최고 상권으로 발돋움했다"면서 "대학생뿐 아니라 오산과 화성 지역 공장 근로자들까지 저녁 때면 이곳으로 모이기 때문에 고객층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민자역사 건너편에 위치한 수원역 상권은 매산로와 향교길로 나눠진다.

이곳은 유동인구에 비해 가게 수가 적어 '알짜배기 상권'으로 불린다.

매산로는 의류 미용실 잡화점 위주의 패션 상권이고 향교길은 술집과 음식점이 위치한 먹자골목이다.

여성 의류점 '이쉬'의 허선희 사장은 "22년간 이곳에서 장사를 했는데 수원 시민뿐 아니라 외지 사람도 많이 온다"면서 "백화점이 들어선 이후 유동인구가 많아져 장사가 더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 위치한 명인만두의 양춘석 사장은 "저녁에는 인도가 비좁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다녀 유동인구가 항상 많은 것 같다"면서 "손님의 60%가 20대이고 낮시간에는 근처 아파트 주부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18평 매장에 직원은 3명이며 월세 600만원에 보증금과 권리금이 각각 2억원 정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항교길은 전형적인 먹자골목이다.

2004년부터 길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바꾸고 간판정비 사업을 벌였다.

나학수 무교동낙지 사장은 "워낙 젊은이들이 많아 경기를 잘 타지 않는다"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 중에는 40대 이상의 장년층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35평 가게에서 월 매출 9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장사가 잘 돼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으며 주말 매출이 주중의 두 배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향교길에서 만난 대학생 김영경씨(20·여)는 "친구 만나러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들른다"면서 "여기 오면 평균 2만원 정도는 쓰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권 크기가 작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장덕기 상가번영회장은 "현재 상권 내에 가게 수가 많지 않아 해당 매장들은 장사가 잘 되는 편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상권 크기가 커져야 다른 지역에 손님들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재래시장터 쪽으로 상권이 넓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건물들이 워낙 낡아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희원 원공인컨설팅 대표 역시 "앞으로 천안지역 상권이 발전한다면 이곳 상권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권 크기로는 한계가 있으며 수원시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상권 크기를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태훈 기자·이진옥(서울대 사회과학계열)

민경민(단국대 의예) 인턴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