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곰탕 끓을 때마다 힘이 펄펄 나요." 경기도 하남시 신장1동 신장재래시장.지난 6월28일자 '우리 가게 주치의' 두 번째 편으로 이곳 '원천기름집'이 소개된 뒤 두 번째로 찾은 신장시장에는 원천기름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이 가게가 '경기 닭곰탕·닭강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업종이 바뀜에 따라 가게 안팎도 완전히 변신했다.

참기름 들기름과 고춧가루를 팔던 매대 자리에는 닭곰탕을 끓이는 가마솥과 닭강정을 만드는 튀김용기가 걸렸다.

주방 옆에는 손님들이 앉아서 닭요리를 즐길 수 있는 스탠드바 형태의 매대가 설치됐다.

참기름과 들기름 압착기가 있던 가게 안쪽에는 손님 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이 마련됐다.

기름집이 깔끔한 닭요리점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에 따라 기름집 시절 하루 평균 20만도 안 됐던 매출이 요즘엔 30만원으로 50% 이상 뛰었다.

○어떻게 변신했나

'경기 닭곰탕·닭강정' 가게는 간판 그대로 두 가지 메뉴가 전부이다.

곰탕은 1인분 3500원,강정은 한 마리 1만원,반 마리 5500원이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팔던 판매업소가 테이크아웃 중심의 외식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우선 가게의 얼굴 격인 정면이 깔끔하게 바뀌었다.

참기름병과 고춧가루,깐 마늘,참깨,들깨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던 간이매대는 사라졌다.

그 자리에 철골 펜스를 둘러치고 가게 안쪽으로 가마솥 하나와 커다란 튀김용기 2개를 설치했다.

가마솥에선 곰탕을 끓이고,튀김용기는 닭고기를 튀긴 뒤 강정소스에 다시 한번 볶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가게 안도 180도 변했다.

주방과 스탠드 식사대를 붙여 꾸미고 가게 맨 안쪽에는 손님이 먹고 갈 수 있는 방도 마련했다.

테이크아웃과 가게에서 먹고 가는 손님 비율은 각각 절반씩이다.

하루 매출 30만원 중 강정이 20만원,곰탕이 10만원 정도 차지한다.

○더 개선해야 할 점은

장형심 대표는 "닭을 튀길 때 몇 가지만 주의하면 더 맛있는 강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바싹한 맛이 덜 하고 눅눅함이 감돌아 식감이 좋지 않은 것은 닭 튀기는 온도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닭을 튀길 때 온도를 다르게 두 번 튀긴 후 강정 소스에 버무리면 바삭바삭하고 매콤 달콤한 닭강정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닭곰탕도 더 맛을 낼 수 있다고 장 대표는 강조한다.

순수 닭곰탕은 개운하고 시원한 맛을 내며 영양면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곰탕에 넣어서 먹는 양념장이 너무 고운 고춧가루를 사용하면 깊은 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굵은 입자의 고춧가루를 사용하라는 게 그의 주문이다.

이현승 대표는 홍보 마케팅에 힘을 쏟으라고 주문한다.

소극적인 성격을 버리고 '영업형 인간'으로 변신하라는 얘기다.

"손님이 곰탕을 먹을 때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주면서 맛을 설명해주는 것 하나로도 단골고객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간단한 전단지를 만들어 가게 앞을 지나는 주부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변신하기까지 과정은

지난 8월 초 참기름 가게 개조 공사에 들어가 9월5일 음식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작업이 계속되는 동안 점주 강씨는 닭요리 배우기에 들어갔다.

장형심 대표가 운영하는 요리연구원에서 하루 8시간씩 일주일간 조리훈련을 강행군한 것.

요리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던 강씨가 음식점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한경 창업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의 강력한 권유 때문.맨 처음 가게를 찾았던 6월 말 강씨는 조리에 자신이 없다며 판매업종을 원했다.

그러나 자문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우선 가게 입지가 단순 외식점을 하기에 딱 좋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