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에서 진공과 스팀은 찰떡궁합.'

진공과 스팀 청소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스팀진공청소기가 시장 주력 제품으로 급속 부상하고 있다.

올해 초 첫 선을 보인 이 제품은 '두 가지 이상 기능을 합친 복합가전 제품은 성공 못한다'는 기존 관행을 깨트리며 성숙 단계에 접어든 스팀청소기시장에서 가전업체들의 효자 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틈새 모델이 주력제품으로

스팀진공청소기는 이물질과 먼지를 흡입해 청소하는 진공청소기 기능과 스팀을 내뿜어 미세먼지 제거 및 고온 살균까지 가능한 스팀청소기능을 한꺼번에 하도록 한 것이 특징. 흡입구 바닥 앞부분에서 진공 흡입으로 먼지를 제거한 후 뒤쪽에서 스팀이 나와 극세사 걸레로 닦아주는 구조다.

이 제품은 올초 중소업체 등이 첫 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틈새' 제품 정도로 평가받았다. 가전시장에서 복합기능의 '컨버전스' 제품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 그러나 LG전자와 유닉스전자 한경희생활과학 등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5월 말 선보인 LG전자 '스팀싸이킹'은 39만9000원의 고가에도 출시 3개월 만에 판매 1만대를 돌파했고,지난 7월에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청소기 전 모델 중 매출 1위(한국GfK 자료,7개 지역 기준)를 차지했다. 유닉스전자도 지난 4월 말 출시이래 누적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서는 등 스팀진공청소기가 매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고 지난 8월 초 출시한 한경희생활과학도 온라인쇼핑몰에서만 최근 두 달 동안 6000대를 판매했다.

김상식 한경희생활과학 부장은 "청소하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편리성으로 특히 젊은층의 호응이 높다"며 "기존 청소기의 대체수요도 복합제품으로 몰리고 있어 시장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500억원대의 스팀청소기시장이 스팀진공청소기의 등장에 힘입어 연간 2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제품개발 경쟁 본격화

스팀진공청소기 제조업체들은 가격을 낮추고 디자인을 개선한 후속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스팀싸이킹 신모델'을 기존 제품과 성능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20% 이상 낮춘 30만원대 초반에 출시했다. 한경희생활과학도 최근 본체와 흡입구를 일체화해 편리성을 높인 모델을 기존 제품보다 싼 15만8000원에 내놓았고 유닉스전자도 제품가를 종전 19만8000원에서 14만9000원으로 낮췄다.

중소업체들의 주요 판매채널인 TV홈쇼핑방송 품목도 스팀청소기에서 스팀진공청소기로 바뀌고 있다. 한국하비비와 유닉스전자는 홈쇼핑 품목 교체로 스팀청소기에 비해 2배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고 한경희생활과학은 이달 말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스팀진공청소기는 무게가 4~6kg으로 1.5~3kg인 스팀청소기보다 무거워 쓰기가 불편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홈파워와 웅진쿠첸은 이에 따라 내년 초 경량화 제품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 계획. 유닉스전자는 "2kg대 제품을 내놓는 데 연구개발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