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오픈 마켓인 옥션에 입점한 지 5개월 만에 월 평균 매출이 2000만~3000만원에 이르는 돌풍을 일으킨 지창영 '우스몰' 사장(43).그는 "상품을 팔기 전에 먼저 다른 상인의 물건을 사봐야 한다"고 말한다.

물건을 사면서 고객의 입장에서 불편한 점과 필요한 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산 제품보다 팔 제품의 서비스와 질이 더 좋으려면 많이 사보는 수밖에 없죠."

지 사장은 지난해 8월 온라인 사업을 처음 시작한 뒤 5개월 만에 월 매출 3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매달 꾸준히 2000만원 이상의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

판매자 대부분이 20~30대인 온라인 공간에서 40대 중반인 지 사장이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은 드문 일.

지 사장이 온라인 사업에 뛰어들어 '대박'을 터뜨리게 된 계기는 오프라인에서의 영업 부진에서 비롯됐다.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하던 그의 아버지가 2004년 여름 복숭아 산지 가격이 급락하면서 한 박스에 2000원도 못받는 상황이 벌어진 것.그나마 판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온라인 판매 방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지 사장은 옥션에 입점,직거래 방식으로 하루에 40박스 이상을 파는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30~40대 주부들을 상대로 파는 의류를 떼다가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풀리지는 않았다.

한 달이 지나도록 옷 한 벌 제대로 팔지 못한 것.고민 끝에 떠오른 생각이 '온라인 몰에서 많이 내놓지 않는 40~60대 주부들을 공략해보자'는 것이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옥션에서 옷을 팔기 시작한 지 다섯달째였던 지난해 12월 월 매출이 3000만원을 넘어선 것.

지 사장은 자신이 '초보 장사꾼'이었던 것이 오히려 사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어정쩡한 '경험'을 믿는 기존 온라인 상인들과 달리 직접 온라인 쇼핑을 해보면서 모든 것을 '고객 눈높이'에 맞춰 영업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다는 설명이다.

그가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들인 자본금은 6000만원.제품 준비에 4000만원,나머지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를 쳤을 때 화면의 윗부분에 '우스몰'이 뜨게 하는 '검색 광고'료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 사장은 포털 사이트에 광고비를 내고 홍보하는 것 못지 않게 '손품'을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지식검색창에 뜨는 네티즌들의 의류에 관한 질문을 찾아다니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준 결과 충성도 높은 단골고객을 많이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 시장은 "처음 온라인 장터를 열면서 인터넷 창업 동호회에 등록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회고한다.

사업 초기 애로사항이 생길 때마다 질문사항을 올려놓고 기존 사업자들의 답글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는 것.

오픈 마켓에서는 무조건 싸게 팔기보다는 '어떻게' 파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같은 물건이라도 사진을 찍는 방법과 코디 방법에 따라 판매 성공 여부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그는 앞으로 '우스몰'을 오프라인에도 진출시키는 게 꿈이다.

그러기 위해 전체 상품 중 30%를 차지하는 직접 생산 제품의 비중을 연말까지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원래 오프라인에서 장사를 시작해서 그런지 그쪽 욕심을 버릴 수가 없네요. 아무 것도 모르던 온라인에서 이 정도 했으니 오프라인에서는 더 잘할 수 있겠죠."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