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중앙역 GS스퀘어 인근 건물 1층에 위치한 팬시 전문점 CNA의 김영회 사장(44)은 2004년 9월 가게 문을 연 후 인테리어 비용을 아낀 적이 없다. 매장 내 전등이 조금만 흐려져도 새 것으로 갈아끼운다. 상품을 진열해 놓는 매대도 직접 사람을 불러 원하는 디자인으로 만든다. 김 사장은 장사를 하는 것도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투자 비용을 아끼지 않는 기업이 살아남듯이 장사를 해도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개선돼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매장도 97평으로 처음부터 아예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전국을 돌아다니며 팬시 전문점을 살펴보니 실평수 50평 이상의 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한 사람 중 망한 사업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넓은 공간에서 계절에 따라 물건 구색을 바꿔가며 매출을 집중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점포의 보증금과 권리금은 각각 3억원과 1억원,월세는 지하 창고까지 합쳐서 1300만원으로 서울 웬만한 도심상권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가게를 시작했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재고 처리 방법이었다. 팬시점의 특성상 핀에서부터 모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품목을 한꺼번에 관리하다보니 반품해야 할 물건과 더 확보해야 할 물건을 구분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제품마다 고유 번호를 붙이는 것. 우선 회사마다,또 품목마다 고유 번호를 부여했다.

CNA의 한 달 매출은 7000만~1억원 사이로 5억5000만원에 달하던 은행 빚도 3분의 2 정도 갚은 상태다. 김 사장은 가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도 틈만 나면 서울의 대형 서점이나 팬시점에 들러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가끔은 그 곳에서 고급스러운 물건을 사와 매장에 진열해 둔 다음 같은 가격에 손님에게 팔기도 한다. "물건은 하나밖에 없지만 매대에 진열해 두면 우리 가게에도 이런 괜찮은 상품이 있다는 이미지를 손님들에게 심어주는 거죠."

김 사장은 앞으로 건물 전체를 팬시전문점으로 운영할 만큼 가게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아무리 불경기라도 그 중 20%가 여전히 장사가 잘되는 것은 그만큼 노력하기 때문이죠. 저도 지금처럼만 열심히 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