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먹으며….' 언뜻 떠오르는 부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같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상당수 부자들은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고 건강을 챙기면서 자기 계발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었다.

이런 습관들이 부자가 되게 한 밑거름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7가지로 정리했다.

#1.의외로 짠돌이다

약국 경영과 상가 투자로 70억원 이상의 부를 쌓은 60대 A씨는 낡은 랜드로바 신발을 11년째 신고 있다.

신발 대리점에서 '신발 옆구리가 터져 더 이상 밑창을 갈아주기 힘들다'고 하자 길거리 구두방에서 옆구리를 수선한 뒤 또 다시 밑창을 갈았다.

"아직 신을 만하고 이 신발이 제일 편하다"는 것.A씨와 거래해온 금융회사 관계자는 "자수성가형 부자들 중에는 물건이 좋고 쓸모가 있으면 아낄 수 있을 때까지 아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2.위험을 두려워 않는다.

외환위기 때 부도 경험을 딛고 국내 최대 죽 전문점을 일군 본죽의 김철호 사장(43).4년 전 창업 당시 주위에선 '무모하다'며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죽은 환자들이나 먹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만연했던 것.김 사장은 그러나 웰빙 트렌트가 확산되면서 건강식이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했고 결국 '모험'은 성공했다.

#3.뉴스를 돈으로 본다.

땅 부자인 60대 B씨는 보유 중인 나대지 개발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내년부터 부재지주의 나대지에 대한 양도세율이 높아지기 때문. 미리 처분할까도 생각했지만 개발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B씨와 상담한 은행 PB는 "부자들은 부동산 정책이 재산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매일 뉴스를 꼼꼼히 읽고 그 영향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4.늘 공부한다.

상속과 주식,부동산 투자로 300억원 이상을 모은 50대 후반 C씨는 투자 대상을 공부하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린다.

모르는 법률이나 세제는 변호사나 세무사에게 연락해 반드시 알아내야 직성이 풀린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을 뒤져 원하는 책을 찾아낸 적도 있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부자들은 자신이 주로 투자하는 분야에선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고 있다"며 "특히 세법에 대해서는 변천사까지 꿰뚫고 있는 '세금박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5.돈 문제는 남을 안 믿는다.

D씨는 PB와 상담하기 위해 은행에 갈 때는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는다.

은행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걷는다.

은행에서 선물을 줄 때면 포장을 다 뜯어내고 선물만 가방에 넣는다.

은행 관계자는 "'부자 티'를 내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운전기사에게 돈 심부름 시키는 사람은 진짜 부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6.원하는 일엔 '올인' 한다.

무역업으로 큰 돈을 번 70대 E씨는 최근 혼자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사에 맡겨 스케줄을 짜면 간단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직접 유럽의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일일이 예약한 뒤 20일간 4개국을 돌았다.

E씨와 거래하는 은행 PB는 "부자들은 해외여행을 갈 때도 남들과 다른 것,자기가 하고 싶은 '나만의 여행'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7.아침형 인간이다.

부자들과 거래해온 안병현 한국투자증권 지점 부장은 "부자들은 새벽 4시부터 6시 사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아침은 등산이나 헬스를 통해 몸을 만들고 '오늘 할일'을 점검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건강을 위해 잠을 충분히 자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부자들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수언·주용석·류시훈 기자 indep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