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경쟁력 제고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호주 맥쿼리그룹 한국법인인 맥쿼리코리아의 존 워커 회장(51)이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도입을 앞둔 한국 증권계에 던진 조언이다.

맥쿼리그룹은 2002년 시행된 호주판 자본시장통합법(금융서비스개혁법)을 계기로 급성장한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이다.

맥쿼리의 간판상품인 인프라펀드 가운데 호주 자산에 투자된 것은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미국이 29%,유럽ㆍ아프리카는 38%에 이른다.

워커 회장은 "인프라펀드가 기존의 거대 IB(투자은행)들에는 만기가 긴 지루한 투자상품이었지만 맥쿼리에는 매력적인 성장동력이었다"며 "차별화 역시 맥쿼리가 급성장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별화는 창의성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금융서비스개혁법 이후 규제 완화 덕에 금융상품이 다양해졌고 이는 경쟁 심화로 이어져 더욱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해졌지요." 워커 회장은 증권 자산운용 인수합병 등 여러 사업영역을 조합,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화학업체인 다이노 노벨을 자기자본으로 사들인 뒤 상장까지 시키는 과정에서 4억달러의 순익을 남긴 게 대표적 사례다.

각 사업영역에서 자기 부문의 가치 증대에만 집중했던 자통법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자통법이 만든 규제 완화의 토대 위에서 '국제화'와 '창의성'을 발휘한 게 맥쿼리 급성장의 키워드인 셈이다.

맥쿼리의 매출이 1996년만해도 15억 호주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 110억 호주달러로 급증한 것이나 한국내 사업만해도 2000년 4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사무소가 지금은 260여명의 직원과 12개 사업장을 보유한 법인으로 커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