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신장재래시장에서 닭강정 가게를 하고 있는 강래원 '경기 닭강정' 사장은 최근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뒤 매출이 30% 정도 줄었지만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비자들도 요즘은 닭을 섭씨 70도 이상에서 익혀먹으면 감염될 위험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파동이 잠잠해지면 평소 매출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주변에 닭요리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에게 물어보면 예전만큼 손님들이 불안해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곧 회복될 거라 믿습니다."

대신 강 사장은 지금이 '경기 닭강정'을 홍보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말한다.

같은 장소에서 30여년간 대를 이어 참기름집을 하다가 지난 9월 닭강정으로 업종을 바꿔 다시 문을 연 뒤 너무 바쁜 나머지 가게를 제대로 홍보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오전 내내 시장에서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스티커를 붙인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경비원에게 쫓겨나는 경우도 많지만 주민들이 가끔 닭강정을 먹고 싶을 때 우리 가게 전화번호를 찾을 거라고 생각하면 이 일을 게을리할 수가 없어요."

강 사장은 닭강정 가게를 열기 전 7년간 같은 자리에서 '원천기름집'을 운영했다.

점포 소유주가 강 사장의 어머니인 까닭에 임대료 부담은 없었지만 대기업 제품에 밀려 참기름 장사가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서 업종 전환을 결심했다.

그는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뒤 닭강정 장사를 시작했다.

시장 골목에 닭요리점이 없고 요리기술이 비교적 쉽다는 점에 이끌렸다.

난생 처음 해보는 닭요리라 서울의 요리학원에 등록,보름간 기술을 익혔다.

기름집 시절 하루 평균 20만원도 채 안 됐던 매출은 닭강정을 팔고 난 이후 3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AI사태'가 일어나면서 매출이 옛날 수준으로 돌아갔다.

강 사장은 요즘 인근 유치원과 노인정도 부지런히 찾아다닌다.

아이들에게는 달콤하고 바삭거리는 맛을,노인들에겐 씹기 쉽도록 튀김이 부드러운 닭강정을 시식하게 한다.

저녁에는 사무실이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불만 켜져있으면 무작정 들어가 자신이 만든 닭강정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강 사장은 실평수 10평밖에 안되는 소규모 점포지만 '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대기업과 다를 게 없다고 강조한다.

"어떤 사업이든 초기에 위험 부담을 안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나중에 더 큰 이익이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영업하면 제가 만든 닭강정에 '중독'되는 손님들이 생길 거예요."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