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옥 원할머니보쌈 점주(43)는 '장사꾼'이라기보다 아직은 수줍은 주부 티가 많이 난다.

그의 가게는 의정부역 동부광장 건너편 이면골목 건물 2층에 있다.

이 사장은 2000년 남편이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으면서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가족 모두 보쌈을 좋아해 단지 친근하다는 이유만으로 의정부 1동 그랜드호텔 뒤편에서 보쌈 가게를 시작했다.

개업 초기에는 매장으로 들어오는 손님이 반갑기보다 무서웠다고 한다.

"전화벨만 울려도 가슴이 뛰어서 혼났어요." 하지만 그의 이런 조심스러운 태도가 전화위복이 됐다.

손님이 음식을 먹고 조금만 인상을 써도 음식을 다시 내오는 정성을 보인 것.자주 보쌈을 배달시키는 집에는 쟁반국수 한 접시를 공짜로 더 보냈다.

장사에 대해서 배운 것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손님이 왕'이라는 희생 정신으로 밀고나갔다.

장사가 잘 되는 것을 본 원할머니보쌈 본사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의정부역 상권에서 가게를 열어보라고 권유했다.

이 사장도 의정부역 상권이 매력적이라고 판단,지난해 이 곳으로 장사 터전을 옮겼다.

투자비용도 아낄 겸 새 점포는 2층으로 결정했다.

35평 규모 점포 시세는 권리금 2000만원,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210만원.이 사장은 하루 평균 100만원,주말에는 2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1년 만에 초기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했다.

이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다고는 하지만 점포 수가 과다한 편이어서 상인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그는 귀띔했다.

개점 초기에는 1층에 있는 가게들의 무분별한 호객 행위로 손님을 빼앗겨 이 사장도 속앓이를 했다.

점주들끼리 시비가 붙어 경찰이 오는 경우도 다반사.결국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상인들이 다같이 호객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 사장은 요즘도 가게 홍보를 위해 짬을 내 인근 의정부동과 신곡동 아파트단지로 전단지를 뿌리러 간다.

"공부의 길이 끝이 없다고 하듯이 장사도 마찬가지예요.

끝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손님들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아요."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