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는 서울의 야경(夜景).가족과 함께 근사한 저녁을 먹으며 야경을 만끽하려면 어디가 좋을까.

접근성,요리 수준 등을 고려해 잠실 롯데호텔월드 32층의 '도림',종로타워 33층에 있는 '탑 클라우드',63빌딩 59층의 '워킹 온 더 클라우드',삼성동 무역센터 트레이드 타워 52층의 '마르코 폴로' 등 네 곳을 비교해봤다.


롯데호텔월드 32층 '도림' … 밤엔 한강ㆍ낮엔 남한산성 조망

'도림'의 최대 장점은 신선함이다.

지난해 9월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32층으로 옮겨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것.글로벌 호텔&레스토랑 디자인 회사인 윌슨&어소시에이츠사가 인테리어 설계를 담당,중국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일본인 등 외국인들로부터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배병일 지배인은 "밤에는 한강과 남산,관악산,청계산이 내려다 보이는 동쪽 별실이 인기가 있고 낮에는 남한산성 자락을 볼 수 있는 서쪽의 홀이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별실 중에선 특히 '세작'룸이 인기다.

6인실이긴 하지만 두 명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붐비지 않는 날이면 연인끼리 분위기 내는 데는 그만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이곳에서 야경을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메뉴는 총 100여종.25년 경력의 시영산 조리장과 2명의 홍콩 본토 조리장이 광둥,쓰촨,베이징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상어지느러미찜(8만원)과 통전복 어향소스(6만8000원)가 '주방장 추천 메뉴'다.

1월 한 달 동안엔 굴부추잡채,굴 전병 등 굴을 이용한 특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종로타워 33층 '탑클라우드' … 청계천 바라보며 프로포즈를

호텔신라가 직영하고 있는 탑 클라우드는 요즘 '청계천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와 신정 연휴기간엔 '루체비스타' 축제까지 겹치면서 최소 2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주가를 올렸다.

세계적인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가 설계하고 필립 스탁의 수석 디자이너가 직접 인테리어를 맡아 설계한 실내 공간은 유리 건축물 특유의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잘 연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보는 야경은 남산타워와 종로,명동,청계천 등 서울 도심의 매력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하다.

조리장이 자랑하는 요리는 참숯으로 구운 한우 스테이크.뷔페 요리는 점심 2만9000원,저녁 3만6000원이다.

이곳은 연인들의 프로포즈 장소로 유명하다.

매주 한 번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 프로포즈를 할 수 있는데 명당으로 꼽히는 남쪽 창가 자리에서 멋진 야경과 함께 펼쳐지는 구혼식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총 비용은 식사(7만5000∼11만8000원)에다 와인 두 잔,케이크,10만원짜리 꽃다발을 포함해 총 25만∼30만원이다.


63빌딩 59층 '워킹온더클라우드' … 사방 통유리, 여의도 한눈에

63빌딩 전망대 바로 아래인 59층에 위치한 '워킹 온 더 클라우드'는 남산 N타워 레스토랑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사방이 통유리로 돼 있어 한강과 여의도 빌딩숲을 비롯해 멀리 강남 도심까지 볼 수 있다.

그 중 최고의 명당 자리는 가장 안쪽에 위치한 북쪽 코너 테이블.한쪽 면만 바라볼 수 있는 일반 좌석에 비해 두 개면의 유리창을 통해 전경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한강,남산의 N타워,올림픽대로 등 다양한 도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10인용 테이블이어서 단체 고객용으로 적합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이곳은 요리 수준에서도 특급 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최병권 책임 조리사는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2004 세계요리올림픽'에서 개인요리 부문 은메달을 수상한 실력파다.

또 3대 국제 요리 대회로 평가받는 '싱가포르 국제 요리 대회'에서 지난해 김태규 조리사가 메인요리 경연부문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저녁 코스요리는 7만8000∼13만5000원,점심 샐러드바는 2만∼3만3000원이다.


무역센터 52층 '마르코폴로' … 전 좌석서 都心 풍경 감상

'마르코 폴로'의 특징은 레스토랑 공간이 계단식으로 구성돼 있어 창가쪽 테이블에 앉지 않더라도 한강과 서울 도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명당 자리는 있는 법.윤성남 지배인은 "강북쪽에 면한 지중해 레스토랑(남쪽은 아시안 레스토랑)의 창가 자리 가운데 가장 코너에 있는 테이블이 명당"이라며 "특히 이 자리는 통로와도 가깝지 않고 등받이도 높아 연인들만의 오붓한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마르코 폴로'의 또 다른 볼거리는 주방과 와인 셀러,냉장고가 모두 통유리로 돼 있어 식자재가 어떻게 보관되고,주문한 요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운영업체인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국내 호텔 중에선 유일하게 국제 위생 인증 기관에서 HACCP 인증을 받았고,아시아 지역 특급 호텔 중에서도 위생 부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위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요리는 지중해풍과 아시안풍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점심 세트 메뉴는 3만6000∼5만5000원,저녁 세트 메뉴는 6만5000∼8만5000원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