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금업자나 암표상,매춘부,포주,마약밀매상….이른바 '공공의 적'으로 불리는 '사회악'이다.

그러나 이들이 사라지면 사회질서와 도덕이 반듯하게 확립되고 빈부격차도 없는 낙원이 이뤄질까.

미국 뉴올리언스 로욜라대학 경제학부 교수의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월터 블록 지음,이선희 옮김,지상사)은 유쾌한 세상 꼬집기를 통해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일시에 무너뜨린다.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그는 "시장은 효율적으로 소비자의 취향과 욕구를 충족시켜 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쟁의 장이므로 이들 '공공의 적' 또한 비도덕적이긴 하지만 수요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시장원리의 한 축"이라고 평가한다.

이들이 소비를 강요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한 시장주체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경제활동에 규제와 통제를 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분법적 선악개념을 강요하기보다 '하수구 이론'등의 효용처럼 시장에 맡기는 것이 더 낫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포주는 옛날에 매춘부를 강제로 모집하고 폭력도 마다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이 달라져 그 자체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료의 권리를 절대 침해하지 않는 직업은 없기 때문.또 채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는 채무자를 압박할 권리가 있고,대부업자들도 채무불이행의 위험성이 큰 빈곤자에게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그 연장선상에서 볼 때 '검은 비밀'을 지켜주는 조건으로 '대가'를 받는 공갈협박보다 사전 경고 없이 무차별적으로 행하는 험담이 훨씬 나쁘다고 그는 꼬집는다.

310쪽,1만7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