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가면 반드시 소도시를 여행하라.작은 마을들이야말로 이탈리아의 진정한 매력이 숨겨진 보석들이기 때문이다.

친퀘테레의 때묻지 않은 해안마을이나 중세시대의 숨결이 살아있는 아시시를 방문한다면 로마,피렌체에서는 느끼기 힘든 여행의 진한 감동을 맛보게 될 것이다.

▶다섯 개의 해안 마을 친퀘테레

친퀘테레 국립공원에는 '다섯 개의 땅'이라는 이름 그대로 전부 다섯 개의 해안 마을이 위치해 있다.

둥근 해변이 매력적인 몬테로소를 시작으로 환상적인 절경을 자랑하는 베르나차,절벽 꼭대기 마을 코르닐리아,소박한 어촌마을 마나롤라,그리고 리오마조레까지 각각의 마을들이 너무나 독특하고 아름답다.

다섯 개 마을은 모두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걸어서 모두 둘러보려면 5시간 남짓 걸린다.

기차가 다니지만 해안 절벽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과 지중해의 풍경이 환상적이므로 잠시 시간을 내서 산책을 즐겨보자.친퀘테레는 여행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탈리아 최고의 소도시 아시시

아시시는 수년간 '이탈리아 최고의 소도시'라는 명성을 지켜온 마을이다.

아시시를 소개할 때 성 프란체스코(1181~1226)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프란체스코는 원래 부유한 귀족이었으나 어느 날 깨달음을 얻고 모든 재물을 버린 후 '작은형제회'를 만들어 평생 빈민을 구제하는 데 힘쓴 성인이다.

그가 숲속에서 새들에게 설교를 하고 마을사람들을 해치던 늑대마저 타일러 애완동물로 만들었다는 일화는 가히 전설적이다.

아시시 전체가 볼거리로 가득하지만 그 중에서도 성 프란체스코 성당과 성 클라라 성당은 반드시 들러보자.프란체스코가 새들에게 둘러싸인 채 명상하던 몬테수바시오 공원 역시 평화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탑의 도시 산지미냐노

중세의 고풍스러움이 그대로 남아 있는 산지미냐노는 여행 불감증을 날려버릴 만한 멋진 마을이다.

12~13세기께 귀족들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탑을 건설한 덕분에 오늘날까지 매우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고 있다.

7개의 탑으로 둘러싸인 두오모 광장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구시가지 전체가 산지마냐노의 하이라이트다.

골목마다 가득한 와인가게를 돌며 이 지역의 특산 포도주를 시음해보는 것도 좋다.

▶동화 같은 보로메오 제도

마조레 호수에 가면 '보로메오 제도'라 불리는 4개의 앙증맞은 섬을 만날 수 있다.

'이솔라 벨라'가 가장 유명한데,조그만 돌섬 위에 성과 정원,빌라가 빼곡히 들어찬 광경은 마치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정원이 너무나 예쁜 마드레,어촌마을 페스카토리 역시 둘러볼 만하다.

보로메오 제도로 향하는 배는 스트레사에서 탈 수 있으며,곤돌라를 타고 스트레사의 산 꼭대기에 올라가면 보로메오 제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차로 꼭 달려봐야 할 드라이브 코스 돌로미티케 패스

스위스에 알프스가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돌로미티가 있다.

돌로미티 산맥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차를 몰고 가는 것이다.

볼자노에서 코르티나담페초까지 이어진 돌로미티 산악도로는 유럽에서 가장 웅장한 경관을 자랑하는 드라이브 코스다.

굽이치는 산길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돌로미티의 장엄한 모습이 여행자로 하여금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든다.

돌로미티케 패스를 완주하는 데에는 불과 3~4시간이면 충분하지만,중간에 1박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둘러봐야만 돌로미티의 숨은 매력을 남김없이 만끽할 수 있다.

박범진 pineapple@hanafos.com 유럽자동차여행 가이드북 '굴러라 유럽'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