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大해부 - 2부 수도권] (23) 산본역‥아이 대상 틈새업종들 '짭짤'
경기 군포시 산본역 일대는 전형적인 '베드 타운(bed-town)' 모습을 갖춘 상권이다.

산본역 상권은 분당,일산,평촌,중동과 함께 1990년대 수도권 5대 신도시개발계획에 맞춰 조성됐다.

수리산 동쪽에 둥지를 튼 이 상권은 자연환경이 좋고 서울 사당역까지 지하철 4호선으로 30분 만에 갈 수 있다.

친환경적 요소와 출퇴근하기 편리한 교통편으로 안정된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게 특징.현재 군포시 인구(30만명) 중 절반 이상인 20만명이 이 상권 주변에 살고 있다.

관공서 금융회사 대형마트(할인점) 로드숍 등 상권이 갖춰야 할 업종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어 아파트 시세도 안정적이다.

상권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주변에 큰 회사가 없어 소비 유동성 폭이 크지 않아 상권 팽창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민감한 전형적 '주거형 상권'


지하철 4호선 산본역 2번 출구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다.

2번 출구쪽에 놓여진 50m 정도의 구름다리를 건너면 양 대로변으로 각종 로드숍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신도시 상권 특성상 구획이 잘 정돈돼 혼잡한 느낌은 없다.

산본역 상권 최고의 노른자로 꼽히는 2번 출구 주변엔 안경점,액세서리,제과점,분식점 등이 골고루 입점해 있다.

1∼2층이 주로 식당이거나 술집인 대학가 상권과 같은 '또래상권'이 아닌 주거형 상권이라 경기 변화에 민감하다.

경기 침체로 최근 2∼3년간 업종별 매출은 들쑥날쑥이며 업종마다의 부침도 예년에 비해 심하다.

6년간 영업을 해 온 '와리 낙지'의 윤재춘 사장은 "경기 침체로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40% 정도 감소했다"며 "몇 년 전만 해도 회전율(손님이 테이블에 머무는 시간)이 세 번은 돌 정도였는데 요즘엔 기껏해야 한두 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월 매출이 600만원도 안돼 인건비와 임대료를 내기조차 버거운 적자경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류 매장인 '메이폴'도 대로변 노른자 상권에 위치했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김학미 메이폴 산본점 점장은 "월 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 이 상권에서 버틸 수 있지만 지난달엔 3000만원도 못 벌었다"며 "대부분 동네 주민들이 주 고객인데 주변에 이마트,킴스클럽 등 대형 마트가 생기면서 그쪽으로 다 뺏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30∼40대 부부들이고,비교적 나이 어린 자녀를 두고 있다는 점을 노린 틈새시장형 업종은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아기사진 전문스튜디오 '가가키드'의 월 평균 매출은 600만원이 넘는다.

김동현 가가키드 사장은 "아기들 사진을 담은 40만원 짜리 액자가 한 달에 50권 씩 나간다"며 "자기 아이만큼은 최고로 키우고 싶어하는 젊은 부모들이 많아 경기 변화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개업한 어린이 전용 미용실 '키즈헤어'도 젊은 부모들의 심리를 꿰뚫은 사례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과 놀이 시설을 갖췄다.

또 아이들이 머리를 다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거울 앞에 TV를 설치했다.

천성필 키즈헤어 사장은 "하루 평균 50명 정도의 꼬마 손님들이 온다"며 "월 평균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다른 상권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심 역사공인중개사 대표는 "현재 대로변을 기준으로 15평 매장의 보증금은 1억5000만∼1억8000만원 정도이고 권리금은 7000만∼8000만원"이라며 "불황으로 인해 거품이 꺼지면서 매장 권리금은 3년 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금정역-군포역세권,뉴타운 지정 효과 볼까


산본역과 지하철 1,4호선으로 10분 거리 내에 위치한 금정역과 군포역 주변이 '복합-뉴타운 사업 대상지'로 지정됨에 따라 상권 팽창의 호재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도시재정비촉진 특별법이 시행돼 현재 재정비촉진지구 및 촉진계획 수립 용역 발주처 선정에 들어간 상태.주민 공청회,의회 의견 등을 거쳐 내년 9월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고시를 낼 예정이다.

복합-뉴타운 지역의 총 면적은 87만4170㎡(약 26만4436평)다.

김철수 군포시청 토지개발과 팀장은 "산본역 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지 아직은 미지수"라면서도 "민간 중심의 종전 정비사업과 달리 적극적인 공공 지원과 종합적 기반시설 계획에 따라 산본역과 금정역 상권의 신·구 도심 간 불균형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