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신촌 대학가 먹자골목에서 일본식 라면집 '라멘 무사시'를 운영하는 권순상(35)입니다.

직장생활을 7년 정도 하다가 2006년 3월 사표를 내고 창업을 준비한 끝에 지난해 11월18일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직장 다닐 때 일본 출장을 갔다가 반한 일본 라면 맛을 잊지 못해 우리나라에 들여올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도쿄에서 열린 창업박람회장을 찾아 일본에서 유행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이 어떤 게 있는지 탐색했습니다.

일본 전역의 소문난 음식점도 찾아다녔습니다.

9월에 일본을 다시 방문,라면으로 이름을 떨친 명소만 20여곳을 찾아 맛을 보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본식 라면 음식점으로 유명한 곳을 다 가보았습니다.

그 결과 느낀 것은 '한 번 해볼 만하다'는 것이었습니다.

10월에 7년 경력의 주방장을 영입하는 등 개업 준비를 나름대로는 세밀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학가를 중심으로 매물로 나온 200여곳의 점포를 일일이 방문,손님이 얼마나 되는지 실사작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빈 가게로 남아있던 17평 짜리 2층 가게를 임차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권리금은 없었고 보증금 2000만원,인테리어 2000만원,설비비 2500만원 등 총 6500만원을 들여 내 가게를 마련했습니다.

월세는 120만원이죠.

지난해 12월 한 달간 매출을 보면 평일엔 80여명 손님에 매출 50만원 정도,주말엔 150명 안팎에 100만원 정도 팝니다.

한달에 2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챙기는 것이지요.

여기서 식자재비와 인건비,월세,관리비 등을 제하면 순익은 매출 대비 40% 정도 됩니다.

개업 초기 치고는 적지 않은 매출이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점포를 모델 숍으로 삼아 6개월 정도 검증한 다음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할 생각이거든요.

모델 숍인 만큼 매출도 더 올려야 하고 프랜차이즈 사업화도 준비해야 하는데,어떻게 하면 될는지요.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 상권과 입지는

문) 상권과 입지는 어떤가요.

답) 최근 신촌 민자역사 안에 '밀리오레' 쇼핑몰이 들어서 패션·쇼핑 기능 중심인 이대 상권과 복합기능의 신촌역 상권을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 역할을 하면서 신촌상권은 '먹자'와 유흥 기능이 점차 강해지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신촌역 상권의 업종 분포를 보면 음식점(360곳)이 소매업종(221곳)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신촌역 상권의 먹자골목은 두 개로 나뉘는데,그 중 현대백화점 뒤쪽 먹자골목은 퓨전 주점,호프집,닭갈비집,화로구이집,노래방,커피숍 등이 난립한 곳입니다.

또 하나의 먹자골목은 신촌에서 이화여대로 이어지는 '명물거리'로 새로 등장한 곳입니다.

밀리오레가 신촌과 이대 상권을 연결하는 접점 역할을 하면서 명물거리가 노른자위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밀리오레에서 쇼핑을 마친 젊은이들이 이 거리로 진출,친구들을 만나거나 외식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명물거리에 들어선 음식점들이 대체로 대형 평수의 매장에 세련되고 깔끔한 컨셉트의 스시,우동,베트남 쌀국수,부대찌개 등 다분히 여성 취향의 가게들이 몰려 있는데 비해 현대백화점 뒤쪽 먹자골목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매장이 많고 업종도 주점,바,고깃집,닭갈비 등 남성 취향의 업소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먹자골목 두 곳의 변화 추이를 보면 현대백화점 뒤쪽이 명물거리쪽에 밀린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문) 향후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치기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답) '라멘 무사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위한 모델 숍이나 다름없다고 여겨집니다.

장사의 초보자로서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습니다.

해답은 자명합니다.

철저하게 일본식으로 무장하는 것입니다.

매장 인테리어를 일본 흉내를 냈다고 해서,메뉴를 일본 것으로 했다고 해서 고객이 일본식 라면전문점으로 인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두번째 모델 숍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성공 점포로 만들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란 자기 사업 방식을 가맹점주들에게 파는 것이므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는다면 프랜차이즈 사업화가 불가능하지요.

따라서 개점 후 6개월 정도 검증을 해서 모델 숍의 투자 대비 수익성이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와 비슷한지,아니면 월등한지 검증해 보아야 합니다.

세번째 프랜차이즈 사업 검증이 완료되면 이 모델 숍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네번째 이 가게가 가맹점주의 교육장소로 적정한지 검증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의 모델 숍은 교육장소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교육과 영업을 병행하기에는 너무 작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향후 이익을 재투자해 직영 2호점을 낼 때는 중·대형 점포를 물색,가맹점주 교육이 여기서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가맹 조건과 계약서를 만들고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절차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면 될 것이고요.


■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문) 가맹점을 모집하기에 앞서 직영점이 뜨려면 어떤 마케팅전략이 필요한지요.

답) 우선 라면을 팔기보단 '일본 문화를 파는 가게'가 되기를 권합니다.

일본 라면 맛을 보여주기에 앞서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라멘 무사시'를 단순히 라면 전문점으로 알리기보다는 일본 문화를 즐길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아지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연세대 어학당에 다니는 일본인들을 비롯해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일본인 관광객 등이 한국에서 일본 문화를 즐기고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가게 규모가 작기 때문에 '라멘 무사시'의 공간을 넓히기보다는 일본 영화,애니메이션,음악,문학 등의 문화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거점이 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두번째는 대학가의 호기심을 자극할 지속적이고 다양한 이벤트로 승부하라는 것입니다.

호기심 많은 대학생들에게 입소문이 나려면 기본적으로 맛도 있어야 하지만 찾아가는 재미도 있어야 합니다.

일본 최고의 검객인 '미야모토 무사시' 인형을 쓰고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100원짜리 라면 먹는 날'을 제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본 전통 라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면 주방부터 홀까지 운영 방식도 철저하게 일본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들어오는 손님에게 큰 소리로 일본어 인사를 하고 주문이 끝나면 주문을 확인해주는 것도 일본어로,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일본어로 해준다면 일반 라면집이나 분식집과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는 것을 손님 스스로 느낄 것입니다.

주방이 오픈되어 있는 장점을 살려 솜씨좋은 주방장이 라면을 만들 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것도 이벤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라면의 맛을 내는 데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들이 대학가에서 가장 빠르게 입소문이 나게 하는 이벤트 마케팅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중기청 · 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고민 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514-4855)로 하시면 됩니다.